1999년에 개봉한 영화 매트릭스는 인간이 살아가는 세상이 실제가 아니라 기계가 뇌에 주입하는 전기 신호로 구성된 가짜 현실이라는 충격적인 설정을 보여주었다. 당시만 해도 이는 공상과학 영화의 상상력으로 여겨졌지만, 오늘날 뇌와 기계가 직접 연결되어 감각과 운동을 주고받는 ‘뇌내현실(Brain Internal Reality)’이라는 개념으로 현실에 성큼 다가오고 있다. 뇌내현실은 단순히 고글을 쓰고 보는 가상현실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가상현실은 외부 장치를 통해 시각과 청각을 자극해 마치 다른 공간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주는 기술이다. 그러나 그 경계는 뚜렷하다. 눈을 감거나 장치를 벗으면 곧바로 현실로 돌아온다. 반면 뇌내현실은 뇌가 감각과 지각을 인식하는 방식을 직접 조작한다. 즉,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대상을 보았다고 느끼게 만들고, 만지지 않은 사물을 만진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다. 이는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수준을 넘어, 인간이 경험하는 ‘현실 자체’를 재구성한다는 점에서 질적으로 다른 패러다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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