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리티 리포트가 현실화되나?
2002년 개봉한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범인을 체포하는 사회를 그렸다. 영화 속 얘기라고 치부했던 이런 장면이 이제는 미국 학교 현장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AP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수천 개 초·중·고등학교가 학생들의 정신건강과 안전을 명분으로 AI 기반 모니터링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다. Gaggle, Lightspeed Alert, Bark와 같은 서비스는 학생이 지급받은 컴퓨터와 계정, 학교 네트워크 전반을 실시간 감시하며 자살·폭력 등 위험 신호가 포착되면 경찰에 곧바로 통보한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단순한 예방 차원을 넘어 학생의 사생활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점이다. 테네시주 한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은 피부색을 이유로 ‘멕시칸’이라고 놀림을 받다가 채팅창에 “멕시칸을 다 죽일 거야”라고 썼다. 장난 섞인 발언이었지만 불과 몇 분 후 경찰이 집으로 들이닥쳤다. 체포된 학생은 알몸수색을 당하고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냈으며 그 과정에서 부모와의 접촉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이후 법원은 8주간의 가택 연금과 정신감정, 20일간의 대안학교 출석을 명령했다. 단 한 문장의 채팅이 한 학기를 통째로 날려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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