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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일규 Mar 30. 2019

부동산은 ‘buying’이 아니라 ‘live’이다

출처 : 연합뉴스, 부산일보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이 서울지역의 부동산 투기논란이 일어나자마자 대변인 자리에서 하루만에 물러났다. 그가 쓴 칼럼들을 보면 진보적인 신문지의 선임기자 출신의 ‘청와대 입’마저도 부동산을 노후대책으로 생각하는 현실인식이 우려스럽다.

 김 전 대변인이 한겨레 정치부 선임기자 시절 썼던 지면칼럼 ‘왜 아직도 박정희인가?’를 보면 “난 전세값 대느라 헉헉거리는데 누구는 아파트 값이 몇 배로 뛰며 돈방석에 앉고…(중략)…가진 자와 힘 있는 자들이 멋대로 휘젓고 다니는 초원에서 초식동물로 살아가야 하는 비애는 ‘도대체 나에게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낳게 한다”고 쓴 바 있다. 그가 쓴 ‘경복궁 옆 송현동’이라는 칼럼을 보면 “개발이란 가난한 자를 위한 것이 아니라 가난한 자를 내쫓기 위함이다”이라는 문구도 보인다.

 김 전 대변인은 재개발예정지역에서 노후대책으로 부동산을 샀다는 것만으로도 자신이 썼던 과거의 칼럼들을 부정하고 문재인 정부의 투기‧부동산용 대출 억제 정책에 역행하는 것이다. 청와대의 입이 청와대의 정책기조를 스스로 부정함으로서 투기논란 하루 만에 전격사퇴라는 결과로 귀결됐다.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도 문제다. 부동산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현 정부의 다주택자 억제 기조와 엇갈리는 다주택자 장관 후보자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더 길게 말하지 않겠다. 

 촛불시대를 맞이하면서 부동산의 개념도 바뀌고 있다. 20세기 대한민국의 부동산은 ‘자산’의 개념으로 ‘구매(buying)’의 대상이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다주택자 억제와 투기‧부동산용 대출 억제를 하는 것은 잘된 정책기조다. 주택공급률은 100%를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재개발이 판을 치고 여전히 높은 무주택자 비율에서 부동산이 이제야 ‘사는(live)’ 곳으로의 정책 전환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의겸 전 대변인, 최정호 후보자 등에서 보여주듯이 고위공직자들의 현실인식이 여전히 20세기에 머물러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현실인식은 국민들에게도 아직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일예로 부산지역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인 해운대‧동래‧수영구의 아파트 가격은 2017년부터 79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주민들의 요구에 부산시는 국토교통부에 조정대상지역 해제 요구를 하고 있다. 해운대‧동래‧수영구 주민들 중 해제를 요구하는 이들은 부동산 개념을 ‘live’가 아니라 ‘buying’으로 생각하고 있거나 다주택자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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