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은 지능이다.
"그런데... 교사가 겪은 그 아이에 대한 기록이 입시에 영향을 미치는 게 정당할까?"
"무슨 말이야?"
"그 아이가 선생님께 잘 보이기 위해 연기를 할 수도 있잖아."
"00야, 애들이 아무리 영악해도 긴 시간을 속이긴 어렵더라. 그리고 선생님은 속일 수 있을진 몰라도 친구들을 속일 순 없거든. 그런게 다 우리 귀에 들어오니까. 그리고 꼭 일이 터져요..."
"그리고 뭐 잘보이기 위해 연기를 한다 치더라도 같은 행동을 하다보면 결국 그 아이꺼가 되지 않을까?"
납득이 되었다.
요즘 부쩍 드는 생각이 있다.
'인성은 지능이다.'
특히 대중에게 알려진 사람들
그 안에서 자기 관리를 잘하기로 손꼽히는 사람은 어쩌면 착한 사람이 아니라 똑똑한 사람이다.
즉 지능이 높은 사람이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곧 나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늘 조심한다.
그 과정에서 숨김과 연기가 있을지라도 꾸준히 하다보면 결국 자기 인성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이건 지능의 한 부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제 하루 종일 연예인 부도덕 사건으로 시끌했다.
사람들의 관심으로 부와 명예를 얻으며
주변에 수 많은 사람들로 가득찬 연예인은 더더욱 자기 관리를 잘해야 한다.
그럼에도 부적절한 언행을 해서 자기 자신을 불리하게 만드는 건 낮은 지능때문이다.
지능이 곧 생각의 깊이와 범위라면
생각의 깊이가 범위가 거기까지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어제 하루 뜨거웠던 한 배우는
학생 신분에 매우 부도덕적인 행동으로 큰 책임을 졌음을 인정했다.
적어도 아주 도덕적인 역할이 자신에게 들어왔을 때 심사숙고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그런 역할을 주구장창 맡아오며,
도덕성, 정의감과 관련하여 아주 당당하게 인터뷰를 했던 그의 모습에서 사람들이 배신감을 느끼는 것이다.
내가 이런 말을 해도 될까...하는 망설임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너 예전에 이런 사람이었잖아.'라고 할 걸 두려워하지 않았을까.
아주 오래전 일이니, 그에 대한 책임을 졌으니 상관없다고 생각했을까.
지능이 높은 사람이었다면
작품에서 맡는 역할과 행보에 자중하거나 스스로 먼저 과거를 밝혔을지도 모른다.
그의 과거를 아는 사람들의 반감이 극에 달아 결국 그는 많은 걸 잃었고, 더 많이 잃을 것 같다.
그는 지금 어떤 생각을 할까.
'고자질 한 사람 누구야?'일까.
'다 지난 옛날 얘기를 왜 이제야 꺼내?'일까.
'내가 대중을 기만했구나. 실망이 크겠다.'일까.
그의 지능이라면 어떤 생각을 할지 가늠이 된다.
몇 해 전, 6학년 담임을 하며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너희 요즘 세상 돌아가는 거 봐. 과거가 잊히지 않아. 너희의 어린 시절이 기억되고 기록되어서 너희가 어른이 되었을 때 큰 영향을 미칠 거야. 나중에 너희가 큰 성공을 이루었을 때, 학생 시절의 기억이 그 성공을 더 크게 만들어줄 수도 성공을 끌어내릴 수도 있어. 그런 세상이 되어가는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세상이 될 것 같다. 얘들아. 조심하며 살아. 생각하며 살아. 너 자신을 위해서..."
대형 기획사에 소속되어 연습생인 한 여학생은 정말 자기 관리를 잘했다.
일단 말을 아꼈다. 혹시나 실수할까 봐.
다수의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않았다.
카톡을 하지 않았다.
지능이 높은 여학생이었다.
그럼에도 다수의 아이들이
해서는 안될 말과 행동을 하며 상처 준다.
분명히 같은 말을 들은 아이들인데 행동은 다르다.
지능이 아니고 뭘까.
타인까진 모르겠고
일단 자신을 지키는 것부터 하자고 해도
자신을 지키기 위해 나쁜 말과 행동을 하지 말라고 해도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지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