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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글 Dec 05. 2024

진정한 쉼이 곧 힘이다


알람이 울렸다. 알람을 껐다. 4시 20분. 오늘 새벽 2시에 잤다. 눈이 잘 떠지지 않는다. 미적거리다가 깜빡 잠들었다. 두 번째 알람이 울렸다. 일어나 찬물에 샤워하고 미라클 모닝(아주 특별한 아침 만들기) 줌 화면을 켰다. 언제나 반가운 얼굴들이다. 명상, 모닝 저널, 독서 순으로 진행된다. 1220일째다. 글 쓰다가 보니 일천이백일이 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이끌어 온 내가 대견하다.   

출판사에서 보내온 라이팅 코치 14기 공저 2차분을 집계하려고 단톡방에 공지했다. 빨리 마감하고 털고 싶다. 마무리가 안 된 일은 뭔가 찝찝하고 신경이 쓰인다. 수정 내용을 보내온 작가는 두 사람뿐, 보내오지 않는 작가들에게는 염치 불고하고 전화를 했다. 출판사에서 독촉 메일을 받았기에 마음이 급했다. 전화를 받지 않는 사람이 두 사람이다. 보내온 자료를 수정 작업을 했다. 집계해서 출판사로 보냈다. 홀가분하다. 책이 나올 날이 기대된다.

이번 토요일 12월 7일 오전 7시. 부산큰솔나비 독서모임 송년회가 있다. 물건 구입으로, 사회 진행으로, 영상 제작으로...... 전화가 오가고, 단톡방이 뜨겁다. 현수막과 배너를 작업을 망고 보드 툴로 만들어 현수막 업체에 실사출력 의뢰하는 메일을 보냈다. 수신 여부를 확인하니 메일을 읽지 않아 전화로 주문 확인했다. 

《황금 멘탈로 만드는 60가지 열쇠》, 《이어령의 눈물 한 방울》, 《니체와 산책을》 읽으며 문장을 수집했다. 독서노트와 스마트폰 앱에다가 옮겨적었다.  


몸이 찌부둥하다. 욕실에 물을 받아 반신욕 하면서 유튜브 뉴스를 켰다. 온 나라가 시끄럽다. 계엄령을 발포와 해제, 주가지수가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 1430원대로 올랐다. 대외 국가 신용도가 내려가고 있다. 평소 정치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정치가 중요하다는 것을, 지도자의 자질이 중요하다는 것을, 정치가 실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생각하게 되었다. 각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곧 나라가 잘되고 내가 잘 되는 길이다.

샤워한 후 책상에 앉으니 졸음이 쏟아졌다. 침대로 가서 널부러졌다. 낮잠을 자고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6시다. 깜짝 놀랐다. 아침 5시에 하는 미라클 모닝 시간이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저녁 6시였다.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한 시간 잔 것 같은데 몸이 개운했다. 



아내가 주방에서 된장국을 끓이고 있었다. 한강 이남에서 가장 맛있는 된장국이다. 새밥과 함께 게눈 감추듯 한 그릇 뚝딱! 해치웠다. 블로그 한편을 올리고 12월 첫 주 정규 수업을 수강했다.


한 시간 낮잠을 잤는데도 몸이 개운했다. 낮잠 잤는데 죄책감이 없다. 열심히 할 일 다 한 후 휴식은 죄책감 보다 달콤하다. 할 일을 안 하고 게으름 피우는 휴식은 휴식이라고 할 수 없다. 찝찝하고 괴로울 테니까(아이가 숙제다 하고 놀면 신나지만 숙제를 하지 않고 놀면 놀면서도 마음이 무겁다. 엄마한테 혼날까 봐). 진정한 휴식은 할 일을 다 하고 난 뒤 누릴 수 있다.

하루에 한 시간의 낮잠도 충분히 가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낮잠이 미뤄둔 일들 사이의 도피처가 아니라, 성실하게 일한 후의 보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진정한 휴식을 갖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우선순위에 따라 일 처리를 하는 것이다. 직장에서 퇴근할 때, A4용지에 내일 우선 적으로 해야 할 일 세 가지를 책상 위에 적어두고 퇴근했었다. 출근하면 바로 일 처리할 수 있었다. 에너지가 가장 넘치는 시간, 일 처리 속도도 빨랐다. 두 번째 바인더에 할 일을 기록하고 계획대로 실행한다. 기록한 후 일을 하는 것과 생각나는 대로 일하는 것은 천양지차다. 우선 빠뜨리지 않고 일할 수 있다. 세 번째, 오늘 이 순간! 주어진 일을 온 맘 다해 하는 것이다. 내일 일은 내일 걱정한다.

결국 휴식은 우리 삶의 균형을 맞추는 중요한 요소다. 진정한 휴식은 주어진 몫의 자기 할 일을 마땅히 다 했을 때 비로소 달콤할 수 있다!온 맘 다해 일한 후 죄책감 없이, 순수하게 자신을 아끼고 돌보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대부분의 것들은 단지 전원을 몇 분 정도 꺼 두는 것만으로 다시 작동하는 경우가 많은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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