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음아! 안녕?
어느 날, 하늘을 올려다 보는 데 그날 따라 너무 맑고 청명한 날씨에 '맑음이'라는 태명이 번뜩 떠올랐다. 신랑에게 물으니 좋다고 하기에 우리 아기의 태명은 맑음이가 되었다. "맑음아! 안녕?"
임신테스트기로 임신을 확인하고 당장이라도 병원에 달려가고 싶었지만 맘카페를 검색해보니 지금 가봤자 아무 것도 확인 할 수 없다고 했다. 최소 2주는 더 있어야 아기집을 볼 수 있으니 기다리라는 말이 대부분이었다. 하루 빨리 병원가서 "임신입니다" 소리를 듣고 싶었지만 좀만 참았다가 병원에 가기로 했다. 확실해질 때까지 양가 가족들에게도 말하지 않았고 지인들에게도 안정기 접어들 때까지는 말을 아끼는 편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느덧 테스트기로 임신을 확인한 지 2주가 지났고 떨리는 마음으로 신랑과 함께 병원에 방문했다. '심장소리를 들으면 울컥하겠구나.' 라는 마음이었는데..
의사 선생님 曰
"음...아직은 아무 것도 보이지 않네요."
너무 일찍 온 거 같으니 일주일만 더 있다가 와보라는 말이 돌아왔다. "설마 임신이 아닌 건 아닐까?" 그 후로 괜히 더 초조해지고 일주일 내내 병원에 가는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신랑은 마음 편히 먹고 있으라고 했지만 불안함은 좀 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매일 아침 임신테스트기의 선명한 두 줄을 확인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드디어! 처음 아기집을 보고 아기 심장이 뛰는 걸 눈으로 확인했다. 별 처럼 반짝반짝이는 걸 보여주셨다. 임신 5주 5일을 진단받은 건 2019년 7월 19일이었고, 분만예정일은 2020년 3월 5일이었다. 원하던 때에 딱 맞게 찾아와준 우리 맑음이가 너무 반가웠고 기뻤다.
그로부터 또 2주 뒤, 이번엔 아기의 심장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쿵쾅쿵쾅 아주 빠르게 뛰고 있던 우리 맑음이의 심장소리. 새 생명의 소리는 들어도 들어도 감격스러웠고 기뻤다. 내 안엔 두개의 심장이 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