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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키워키 Oct 04. 2023

브런치, 더 이상 먹기만 할 순 없는

앞으로의 계획

브런치 문을 연 지 1년이 되어가며 앞으로 어떤 글을 담아야 할지 고민되기 시작했다. 솔직한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 대부분의 지인들에게 비밀로 활동해 왔고 대신 우연히 들어와 잠시라도 공감하는 분이 한 분이라도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감사하게도 바랐던 것 이상으로 싹을 틔운 같다.


(첫 책을 엮어 출판프로젝트에 도전 중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__))

https://brunch.co.kr/brunchbook/sabaisabai


하트구독자 1씩 늘어갈 때마다 감동스럽던 어느 하루, 갑자기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계속 새로운 경험을 하리란 보장이 있나', ' 이야기에 재미와 가치가 있을까, ' 글 쓸 정도의 내공과 알맹이가 나한테 있던가?' 등등의 회의가 덮친 것.


매일 브런치를 들락거리며 임시저장된 글들을 건드렸지만  달 넘도록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발행까지 나아가질 못했다.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가, 흥미를 끌 수 있을까 등의 두려움이 앞섰고 노트북을 펼쳐보기도 무서워졌다.  사이 생겨난 브런치 크리에이터 제도에도 선정되지 못 하자 자신감은 더 증발해갔다.

소리없는 채찍


그러던 중  유튜브 영상에서 물었다.


'무얼 할 때 무아지경이 되는가?'

'가족, 친구, 지인 모두의 시선을 배제한 채 오직 나만 신경 쓴다면, 어떻게 살고 싶은가?'


그림이 얼추라도 그려진다면 그 길이 내 길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 '어떤 사람에게 질투심을 느끼는가?'


질투심은 동경심에 일부 뿌리를 두고 있으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나로서는 여행유튜버들이 떠오른다. 자유와 행복을 콘텐츠화하며 돈까지 벌다니. 시뻘건 레드오션임을 알면서도 쫓아가고 싶어 조바심 날 때가 있다. 용기 있게 일상의 기반까지 내던진 사람들에겐 응원 댓글이나 후원까지 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어쩌면 내 모습이었을 수도 있다는 과몰입에.


집중 순간은 무언가를 쓸 때다. 정확히는 경험을 글로 바꿀 때. 남편과 미친 듯 싸우다 메모장에 기록하다 보니 화가 가라앉아있던 순간, 바르셀로나 복판을 걷다 말고 여행하는 이유에 대해 말하고 싶어져  움켜쥔 휴대폰을 1시간 넘게 다다다 두드리던 순간(손에 든 폰도 소매치기 해가는 동네)..




그러다 브런치를 먹었다. 풀, , 계란, 밀가루... 생판 남남의 존재들을 모아 만들었는데 영양학적으로나 심미적으로나 훌륭한 한 접시였다. 순간, 고민에 어쩌면 답이 존재하지 않겠단 느낌이 들었다. 지금 글을 쓰고 있는 플랫폼의 이름 또한 (누가 정했는진 몰라도) 아마 이 한 접시의 요리와도 관련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함께. 

너도 브런치

쌓인 경험과 감정들이야말로 나를 이루는 알맹이들이니 다 접시에 놓아보자. 사소해보여도, 구미가 안 당길 것 같아도 먹다 보면 입 안에서 조화가 일어날 수 있다. 그게 재미이자 가치가 아닐까. 불안 초조함마저 이렇게  먹다 말고 교훈을 가져다줬으니.



한 끼의 깨달음을 공유하고 싶어 새 글 쓰기를 누르고 노트북을 두드리다 보니 정수리에 떠있던 해가 사라지고 밥 때도 놓쳐버렸다. 만한 내가 유일하게 무아지경 되는 순간은 정말이지 이 순간뿐이다. 

충성^^7


* 앞으로는 여행 이야기들에 더하여 결혼생활 7년에 이르는 동안의 일화들을 담아보려 합니다. 어쩌다 아이도 없이 둘 만의 세계에 만족하게 되었는지, 계속 이렇게 살 것인지 고민을 거듭하던 중 지난날을 되돌아볼 필요를 느꼈거든요. 기대와 달리 달달하지 않고 마음처럼 풀리지 않아 끊임없이 다투고 조율해야 했던 결혼생활과, 1cm씩 가까워져 온 저희 부부를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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