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영어 중매 십계명
Jesus Christ
<영어 참견 2>는 <영어 참견 1>의 시리즈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영어 참견 1>을 읽지 못한 독자를 위해 제7화 글인 영어 연애 십계명의 글을 그대로 복사하고자 한다. 이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한 날 같은 꿈에서 얻은 십계명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잠이 많은 편이다. 특히 아침잠이 많다. 그래서 절대로 '미라클 모닝'에는 참여할 수 없는 여자다. 그렇지만 가끔 미라클 모닝(기적의 아침)을 경험한다. 늦은 아침에 영감을 주는듯한 선명한 꿈을 꾸곤 한다. 꿈의 내용과 상황을 이해하느라 침대에서 바로 나오기가 힘들기도 하다. 로마 황제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도 침대에서 나오기가 힘들었던 모양이다. 그의 <명상록>에는 "침대에서 나오기가 힘들면......"이라는 문구로 시작하는 글이 많다고 한다. 참 위로가 된다.
꿈을 자주 꾸다 보니 꿈의 해석 또는 해몽에 관심이 생겼다. 그래서인지 프로이트(Freud)의 <꿈의 해석>을 가끔 읽곤 한다. 그 책에는 꿈의 해몽은 들어있지 않다. 꿈에 관심이 많았던 26세 청년인 프로이트는 그의 약혼녀에게, '나는...... 온종일 관심을 집중한 사물들에 관해서는, 결코, 꿈꾸지 않습니다. 단지 하루 중 한 번 건드렸다가 곧 중단한 주제들에 대해서만 꿈을 꿀뿐입니다.'라는 편지를 썼다. 꿈은 과거나 꿈꾸기 전날 낮에서 유래한 하나 이상의 소원들이 꿈에서 성취되는 것이라는 말이다. 한 마디로 꿈의 본질은 ‘소원 성취’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가 이러한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결정적인 동기가 바로 정신분석 치료를 받는 환자들이라는 것이다. 그들의 무의식적인 꿈의 요소를 ‘자유 연상 법칙’에 의해 추적하면서 이러한 꿈-해석 방법이 최초로 시도되었다.
3년 전, 이동원 목사의 <웰빙 가정의 10가지 법칙>이라는 책을 한 권 읽고 잠이 들었다. 석사 논문을 마치고 영어를 배우고 가르치는 방법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때였다. 그다음 날 아침, 프로이트가 말한 것처럼 너무나 선명한 꿈을 꾸게 되었다. 아니 꿈이라기보다는 연상이었고 영감이었다. 눈을 뜨기 바로 직전에 머릿속에 새겨지듯이 기억났다. 아하! 모멘트(moment)였다. ‘일, 이, 삼, 사...... 십’까지 떠 올라, 눈을 뜨자마자 기록하였다. 이렇게 꿈에서 얻은 십계명의 법칙은 1부터 10까지 외우기 쉽도록 대두 문자(Acronym: 단어의 머리글자로 만든 말)로 되어있다. 이 십계명의 순서는 중요성에 따라 순서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마치 모세의 하나님께서 내 마음 판에도 직접 써 주신 것처럼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신기했다. 물론 내 꿈에 영적인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매일 이러한 꿈을 꾸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다만 내가 프로이트가 말한 꿈과 비슷한 꿈을 나도 꾼 것이다. ‘한 번 건드렸다가 중단된 주제’의 꿈을 꾼 것이다. 난 가끔 영어로 꿈을 꾼다. 꿈속에서도 내가 현실에서 아는 만큼만 영어를 말할 수 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영어 표현은 말하지 못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아르키메데스(그리스 자연과학자)가 유래카! 를 외치면서 욕조 밖으로 발가벗은 채 나온 것처럼, 나를 안식처인 침대 밖으로 나오게 했다는 것이다.
<영어 중매 십계명>
일, 일일이 찾아보며 배워라
이, 이 아이, 저 아이 살펴보라
삼, 삼삼한 재미를 줘라
사, 네 가지를 한 번에 가르치라
오, 오직 영어를 사용하라
육, 육하원칙으로 질문하라
칠, 칠판만 사용하지 말라
팔, 팔팔한 활동을 하라
구, 구구절절 설명하지 말라
십, 십자가를 바라보라
로마 황제 마르크스를 침대에서 나오도록 한 것이 그의 50만 명의 군사와 전쟁이었다면, 나를 침대에서 나오도록 한 것은 다름 아닌 요리였다. 기적의 아침(미라클 모닝)에서 뜻하지 않게 10가지의 귀한 재료가 생겼으니 뭐라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해서 나온 요리가 <영어 중매 십계명>이다. 대단한 요리는 아니다. 하지만, 20년간 영어와 동행하면서 가르친 경험이 담겨있다. 영어 비법이라면 비법이 담겨있다. 레시피대로 직접 만들어 먹어봐야 그 맛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은 신기한 것이 많아서 살맛 난다. 사는 맛 중에 가장 좋은 것이 먹는 재미다. 그래서인지 내가 만든 음식을 먹으면서 즐거워할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만 해도 즐거워진다. 행복도 뇌와 연관이 되어 있다고 한다.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은 소소한 행복감을 느끼게 해 주어 행복 호르몬(happiness hormone)이라 불린다. 음식을 꼭꼭 씹을 때도 분비된다고 하니, 내가 만든 영어요리를 천천히 먹거나 레시피에 따라 직접 만드는 기쁨과 행복감을 느끼면 좋겠다.
학원에 도착하면 바로 하는 것이 세 가지가 있었다. 먼저 기도를 하고, 청소를 하고, 각 수업마다 진행할 수업 플랜을 노트에 간단히 작성한다. 먼저 그날 만날 학생들과 그들의 가정을 위해 기도한다. 학생들이 지혜를 얻어 배움을 쉽고 재미있는 경험으로 느끼도록 그리고 수업을 통해서 즐거움을 얻길 기도한다.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서도 기도한다. 하늘의 지혜를 가지고 친절함과 공정한 마음으로 학생들을 대하도록 기도한다. 둘째로 청소를 하는 이유는 배우고 가르치는 환경이 깨끗해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분위기의 교실에서 친절한 선생님에게 배운 경험은 학생들이 공부를 한 내용보다 그들의 감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셋째로 수업 계획을 세우는 이유는 수업마다의 진도 외에도 중요한 활동을 잊지 않고자 함이다. 물론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있긴 하지만, 수업 준비와 기록하는 습관은 질 높고 알찬 수업이 되기 위해서도 그리고 교사 마인드 셋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영어 참견 2>에서는 청년 예수와 동행하고자 한다. 사실, 그는 내가 교사가 되고자 했을 청년 시절, 내가 가고자 했던 공교육 교사의 길을 가로막은 분이기도 하다. "선생 된 우리가 더 큰 심판을 받을 줄 알고 선생이 많이 되지 말라!"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런 분이 이제는 또 이런 말을 하면서 등장한다. “선한 분은 하나님뿐이시다." 결론적으로 선한 혹은 좋은 선생님이 되기는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메타버스 시대에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라는 질문도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에서 얻은 재료를 가지고 <영어 중매 십계명>이라는 영어요리를 시작하고자 한다. 영어를 배울 때에도 가르칠 때에도 뇌 새김질처럼, '자신을 알라!'는 외침의 소리에 점점 늪에 빠지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서 철학적인 질문을 통해 정답을 찾기는 힘들다는 말이 맞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제부터는 궁금할 때마다 신의 아들인 청년 예수에게 질문하고자 한다. 간단하고 명확한 질문을 하다 보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함께 말이다. 33년이라는 길지 않은 인생을 통해 인류의 역사를 기원전(BC, before Christ)과 기원후(AD, 라틴어 Anno Domini)로 바꿀 정도로 능력자이신 분이니까, 기대를 해본다. 내가 앞으로 이 글을 통해 나누고자 하는 내용은 사실 계명이나 법칙과 같은 권위가 있는 내용은 아님을 미리 밝혀두고자 한다. 다만 누군가 어떻게 영어를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는 독자 또는 인생 후배를 위해 기록하는 것 뿐이다. 왜냐하면 나도 누군가 수고한 지식의 열매를 먹으면서 자랐으니, 이제는 나누는 기쁨을 누리고 싶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