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환경(60개월)
유치원 입학하기 전 예비소집일에 다녀온 후 등원버스는 코끼리 1, 하원 버스는 고양이 1이라고 미리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할머니 유치원차 이름이 뭔지 알아? “
몰라 이름이 뭔데?
“고양이 1 이야.”
아 그렇구나 알았어. 고양이 1 이 오는가 기다리고 있을게. 첫날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왕복 유치원버스는 잘 타는지 피곤하지는 않을까. 할머니의 노파심은 잘 적응하기를 바라며 오후 하원 시간에 맞추어 기다리고 있었다.
저 멀리 노랑 버스 한 대가 들어온다. 차가 왔구나 하고 다가가면 다른 유치원 버스다. 유치원 차들이 색상이나 크기가 비슷비슷해서 분별하기가 어렵다. 그다음에 오는 버스가 고양이 1번이었다.
첫날이지만 주눅 들지 않고 신나게 잘 지내고 왔는지 밝은 얼굴로 “할머니 할머니” 하면서 반갑게 다가온다. 이산가족 상봉하듯 둘이 껴안고 부비부비한 후 손을 꼭 잡고 걷는다. 유치원 간지 하루 만에 염려했던 것과는 반대로 생기가 돈다. 얼마나 많은 변화와 성장을 보일지 기대가 된다.
몇 번을 마중 나가도 유치원 버스는 늘 헷갈린다. 여러 번 헛발짓하고 나니 이제야 버스 앞쪽에 그려져 있는 고양이 두 눈알이 보인다. 좀 멀리서 와도 까만 눈알을 보고 다가가면 확실하다. 그래서 고양이 1번이었나. 멀리서도 분별하기 좋은 그 까만 눈알이 헛발짓하지 않게 많은 도움이 된다.
요즘은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화물탑차 뒤꽁무니에 예쁜 왕눈이 때론 무서운 눈알이 그려진 것을 보게 된다. 사고 예방을 위해서 그린다고 하니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무리 급하더라도 그 큰 눈을 인식했다면 안전거리를 지키고 뒤에서 들이받지는 않을 것이다.
유치원차는 앞눈이었는데 뒤에도 눈이 있었을까. 나중에는 유치원차 뒤궁둥이도 눈알이 있는지 유심히 봐야겠다. 선생님과 인사하고 나면 아이들 챙기느라 차 뒷모습까지 바라볼 여유가 없다. 앞뒤 양사방으로 눈알을 굴리더라도 안전하게만 다녀주면 감사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