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해본 사람들은 공감할 감정일 테지만, 나도 언제부터인가 선물을 받을 때보다 줄 때 더 설레고 신난 적이 많았다. 그 이유를 생각해 본다면 전에 이승우 작가님의 어느 소설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그 말을 듣는 사람보다 하는 사람에게 더 강력한 전율 같은 감정을 솟아나게 한다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선물을 주고받는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리라 싶었다. 선물을 받게 될 사람의 취향과 감성, 때로는 필요를 생각해 세심히 고민하는 과정이 선물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더 전율 같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나 또한 최근에 내 사진을 선물하는 일이 늘면서 이런 기분 좋은 감정들을 자주 느끼곤 했다. 누군가에게 내 사진이 실체로 전달되는 것 자체에도 기쁨이 있었지만, 그 사람과 어울리는 사진을 고르고 또 너무 부담스럽지 않은 적당한 크기의 액자를 골라 일상 속 어느 곳이든 자연스럽게 녹아들기를 바랐던 과정이 나에게 더 좋은 에너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누군가를 위하는 일’이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있다는 확신을 받는 일처럼 느껴져서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요즘엔는 받는 사람보다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물론 그럴 때마다 엄청나게 사려 깊은 선물을 할 생각은 (그리고 그럴 여력도) 없다. 내가 즐겁고 행복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서로에게 사소하지만 특별할 수 있는 일들을 더 만들고 싶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