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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튼 Jun 04. 2022

식물을 기르는 남자와 죽이는 여자

퇴근 , 성수역에 새로 생긴  매장 앞에서 기웃거렸다. 며칠 ,  근처 식물 가게 앞에서도 기웃거렸다.

나를 한동안 식물 근처에서 기웃거리게 만든 남자가 있다.


지난해 10월, 이 동네로 이사 온 후 동생의 선물과 나의 자의로 많은 식물들을 집안으로 들였다.

그중 2명은 죽고, 나머지는 현재 죽어가고 있다.


성수역에서 기웃거리다 최근에  애플민트도 보지 못한 사이에 이파리가 말라 시들어있는  방금 발견했다.


퇴근 후에, 나와 같은 나이인 그 남자를 만났다.

생긴 모습과 다른 직업, 그런 반전으로 내가 매력을 느꼈던  아니다. 나의 고향과 엮인 그의 러브스토리를 듣자니, 너무나 신기한 그의 연애관에 다시 한번 웃게 됐다.  여자 친구와 함께 갔던 공간을  여자 친구와는 절대 가지 않는다니


나는

"추억은 덮일 수 있는 거 아니야?"

라고 물었지만, 그는

"절대 아니야, 경기 날 것 같다"

라며 웃었다.


그 술집의 시끄러운 분위기,

당신과 나누던 대화.


그의 집에서 새벽 5시경, 눈을 뜨고

그의 방을 찬찬히 둘러봤다.

책상 옆에 높인 키 높은 식물들, 화장실 위에 올려둔 양초와, 문 앞에 달린 장식물

그리고 그의 이름이 생겨진 작업복이

새벽녘 베란다에서 바람에 날리는 그 순간을 잊을 수 있을까?


그 식물들이 생각났다,

나도 식물을 키우고 싶었다.


나는 그의 방에서,

식물이 기르고 싶었을까?

그가 좋아졌을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어떤 식물 가게를 지나쳐도, 그저 그의 방에 있던

키 높은 식물의 모습이

결코 잊히지 않을  같았다.


그를 좋아하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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