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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독쌤 Aug 23. 2018

2학기, 우리 아이 공부머리 준비하기

<공부머리 독서법3-중학생 필사 독서법> 활용하기

2학기가 시작됐습니다.

청소년 자녀를 두신 부모님들이 좀 싱숭생숭하실 시기입니다. 한편으로는 방학이 끝나서 홀가분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아이 성적이 어떻게 될까 불안감을 갖게 되는 시기니까요. 여름방학이라는 휴지기 탓에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도 품게 되고요.

여름방학이 끝나고 2학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1학기보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면? 

'역시나'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좋다는 학원을 보내고, 열심히 숙제도 하는 것 같은데 성적은 늘 제자리이거나 오히려 내려갑니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요?

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벗어날 방법은 없는 걸까요?


오늘은 2학기 우리 아이 공부머리 만드는 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단기간에 공부머리 끌어올리기 


주은이 어머니께서 절 찾아오신 것은 중학교 2학년 2학기가 막 시작될 무렵이었습니다. 예고 문예창작학과에 진학하고 싶은데 글쓰기를 가르쳐줄 수 있느냐고 하시더군요. 저는 주은이가 그 동안 쓴 글들을 살펴보았습니다. 반듯하게 잘 쓰긴 했지만 작가적인 기질이 엿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예고에 보내시려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애가 원하기도 하고요. 제가 봤을 때도 공부보다는 글쓰기에 더 소질이 있는 것 같아서요."

저는 주은이에게 책을 읽고 있으라고 하고 어머님과 따로 상담을 진행했습니다. 그 동안의 주은이 학교 생활을 낱낱이 들을 수 있었죠.

수많은 아이들이 중학생 시기에 학습의 난관을 만납니다. 사춘기와 겹쳐져서 더욱 힘든 시기죠.


주은이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영어, 수학은 곧잘 했지만 나머지 과목 성적은 영 신통치가 않았다고 했습니다. 특히 한국사와 과학을 어찌나 싫어하는지 교과서를 펼치는 걸 끔찍하게 여길 정도였다고요. 보다 못한 어머니께서 한국사와 과학 사교육을 시켰는데, 그게 화근이었던 모양입니다. 가뜩이나 고슴도치처럼 예민한 사춘기인데 영어, 수학에 한국사, 과학 학원까지 다니는 스트레스가 겹치니 부모님과 관계는 관계대로 나빠지고, 성적은 성적대로 점점 더 떨어진 겁니다.


그렇게 홍역 같은 시기를 보낸 끝에 내린 결정예고 문예창작학과였다는 거지요. 




저는 주은이에게 말했습니다.

"중학교 1학년 아니 초등학교부터 예고 진학을 목표로 준비해 온 아이들이 네 경쟁 상대야. 넌 한참 늦었어. 그러니까 지금부터라도 정말 열심히 읽고 써야 따라 잡을 수 있어."

물론 말짱 거짓말이었습니다. 기본만 돼 있다면 실기 준비는 6개월 정도면 충분하니까요. 그럼에도 제가 주은이에게 이런 거짓말을 한 이유는 따로 있었습니다. 

"작가들이 매일 쉬지 않고 하는 게 뭔줄 아니? 바로 책읽기와 필사야. 너도 글쓰기 실력을 키우려면 매일 읽고 필사를 해야 해. 선생님이 읽을 책과 필사 범위를 정해줄게. 꼭 꼼꼼하게 해와야 한다."

바로 꼼꼼한 독서와 필사를 시키기 위해서였죠.

독서와 필사는 수학능력을 끌어올리는 가장 쉬운 방법입니다.

주은이는 한 달 동안 청소년 소설 4권을 읽고, 각 소설의 도입부필사했습니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열망 덕분인지 정말 열심히 해오더군요. 독서는 연필을 들고 핵심 문장과 표현에 표시를 하며 읽고, 필사는 어찌나 꼭꼭 눌러 썼는지 글씨에 흠결 하나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 달 동안 책을 읽고 필사하고 나자 2학기 중간고사 기간이었습니다. 제가 주은이에게 한 조언은 딱 하나였습니다.


"예고 가려면 내신 잘 받아야 하는 거 알지? 한국사나 과학 같은 과목은 기본으로 만점 먹는 과목이야. 연필 들고 표시하면서 읽어. 읽는 거 잘 하잖아. 그리고 나서 표시한 거 외우면 끝. 오케이?"


시험 기간 2주 동안 논술 수업은 쉬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주은이가 시험 기간 중간에 저를 찾아왔습니다. 손에는 만점짜리 한국사 시험지가 들려 있었습니다. 그날, 너무 기쁜 나머지 저한테 자랑을 하겠다고 시험지를 들고 왔던 주은이의 상기된 표정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네요.




주은이는 그 후로 성적이 껑충 뛰었고, 예고 문예창작학과에 무사히 진학했습니다. 요즘도 방학이면 불쑥 찾아와서 학교 숙제를 하고 돌아가곤 하죠.



중,고등학교 공부의 스테레오 타입


우리는 흔히 요즘 아이들이 공부를 많이 한다고 생각합니다. 시간 투자의 관점에서 보면 의심의 여지 없는 사실입니다. 아이들은 공부에 관한 일을 하는 데 하루 대부분을 보냅니다. 문제는 투자 시간 대비 실질 학습량이 터무니없이 작다는 점입니다. 


아이들은 평소에도 학원을 가고, 숙제를 하고, 공부를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영혼 없이' 이루어집니다. 사실 아이들이 이러는 것은 당연한 측면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공부뿐인 나날을 보내는 것이지 공부하는 나날을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일단 지금 공부해봐야 어차피 까먹습니다. 두 번, 세 번 공부하느니 시험 기간에 한 번 세게 공부하는 게 효율적이죠. 또 아이들은 한참 자라는, 힘이 뻗치는 나이입니다. 어지간히 독하지 않고서야 365일 전투적으로 공부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입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느슨한 휴지기' 상태에 있다가 이따금 시험 기간이라는 '집중적인 학습기'를 보냅니다. 학습적 차원에서 보면 아이들의 한 학기는 아래와 같은 템포로 흐르는 거죠.


<느슨한 휴지기> - <2~4주 집중 학습기> - <느슨한 휴지기> - <2~4주 집중 학습기>


아이들의 성적을 판가름하는 것은 '평소에 누가 더 많이 공부했는가'가 아닙니다.  


시험기간 2~4주 안에
누가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가


 '2~4주간의 학습 효율성'이 사실상 아이의 성적을 결정하는 거죠. 부모님들의 학창 시절을 생각해보세요. 제가 드리는 말씀이 무슨 뜻인지 금세 알 수 있을 겁니다. 시험 기간에는 안달이 나서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이 끝나고 돌아서면 다 까먹어버렸던 기억이 다들 있으실테니까요.

성적을 판가름하는 것은 습득한 지식의 양이 아니라  지식을 처리하는 능력입니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가'는 대학 입시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기도 합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수학능력'이 바로 '학문을 수행하는 능력'을 뜻하니까요.


'느슨한 휴지기'에 사교육을 하는 것은 평소의 학습량을 끌어올리려는 시도입니다.
컴퓨터의 성능은 그대로 둔 채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꾸역꾸역 까는 거죠. 

'느슨한 휴지기'에 독서와 필사를 하는 것은 학습능력을 끌어올리는 시도입니다.
컴퓨터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입니다.


꼼꼼한 독서와 필사수학능력을 끌어올리는 가장 합리적이고 강력한 방법입니다. 한 달만 집중적으로 해도 학습능력이 몰라보게 발전합니다.

재미있는 책을 재미있게 읽는 것. 아이의 학습능력을 끌어올리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아이와 함께 대화를 나눠보세요. 그리고 '느슨한 휴지기'를 독서로 채워보세요. 아이가 좋아할 만한 재미있는 청소년 소설로 시작하면 됩니다. 아이의 '수학능력'을 업그레이드하는 출발점이 되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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