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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훈남하이 김대표 Sep 14. 2020

에카 쿠르니아완의 [아름다움 그것은 상처]를 읽었습니다

김대표의 독서 일기

아름다움 그것은 상처, 에카 쿠르니아완, 오월의 봄, 인도네시아, 2020년 6월 1일 ~ 6월 7일


  19세기 중반부터 20세기 중반까지의 백 년은 세계사적으로 그야말로 카오스였다. 그 때의 지도와 지금의 지도를 세계사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본다면 이 지구에 무슨 일이 있었냐고 반문할 정도의 어마어마한 변화. 그리고 그 변화는 처절한 아픔과 새빨간 피, 그리고 그보다 더 잔인한 거짓말이 만들어낸 슬프고도 처연한 변화였다. 인간이 인간임을 포기한 듯 자행된 수많은 학살과 복수, 정복과 게릴라, 죽음과 삶.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세상이 모두 미쳐간 듯 열강들의 땅따먹기 식 식민지화정책에 더해 나치즘과 파시즘이 창궐하고, 우리나라도 고스란히 그 피해를 받았다. 직접적으로는 일본에게, 간접적으로는 미국, 중국, 러시아(이후 소련), 더 나아가 영국이나 독일, 프랑스 등도 우리나라를 스쳐 지나갔다.


  범인 없는 살인은 없다. 그런 열강들이 있다면 당연히 그들에게 피해를 입은 나라들도 존재할 터. 우리나라만큼이나 그 시기가 지옥 같았던 나라들, 아프리카는 말할 것도 없다. 가까운 중국도 큰 대륙이 난도질당해 만주는 일본에게, 홍콩은 영국에게, 마카오는 포르투갈에게 빼앗겼었고, 베트남은 프랑스에게, 필리핀은 스페인에 이어 미국과 일본에게, 인도는 영국에게 나라를 빼앗겼다. 태국과 같은 몇몇 나라를 제외하고 전 세계는 식민지를 가진 나라와 식민지가 된 나라로 나뉠 정도.


  그러다보니 식민지문학이라고 불리는 장르가 필연적으로 탄생할 수밖에 없었다. 식민지문학하면 식민지를 가진 나라에서 우월한 시각을 갖고 쓴 문학도 있지만 식민지가 된 나라에서 살고 있는 피지배계층의 시각에서 쓴 문학이 더 큰 감동을 주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인도네시아의 떠오르는 국민 작가 에카 쿠르니아완은 1975년생의 비교적 젊은 작가임에도 자신의 이름을 세계에 알린 장편소설 ‘아름다움 그것은 상처’를 통해 식민지문학에서 피지배계층이 느낄 수 있는 처연한 아픔과 슬픔을 탁월한 필체와 치밀한 묘사, 재미있는 상황설정과 환상적인 분위기로 완벽하게 구현해냈다는 평을 받는다.


  인도네시아는 19세기에 네덜란드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그리고 1940년대초 일본의 식민지배도 받았다. 일본이 패망하자 네덜란드는 인도네시아를 다시 식민지배하려고 한다. 결국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를 향한 미국의 압박과 자국의 자주적인 독립전쟁 등으로 정식 독립을 했다. 줄글로 세줄 정도이지만 그 수 십 년의 역사는 분명 피로 점철된 아픔과 슬픔이 여전히 수많은 인도네시아인들의 눈물을 흘리게 하는 사건들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더 마음 아픈 건 식민지배 당시가 아니라 그 중간과 그 후에 벌어지는 민족 간의 갈등이다. 우리나라도 식민지배 이후 남과 북이 서로 갈라져 여전히 얼굴을 볼 수 없는 사이가 된 것처럼 인도네시아에서도 민족 내 학살, 사회주의자 학살, 종교적 학살 등 다양한 갈등이 활화산처럼 터지고 말았다.


  에카 쿠르니아완은 ‘아름다움 그것은 상처’에서 데위 아유라는 인물을 내세워 인도네시아의 처절했던 아픔을 유머로 승화해 절묘하고 끈적하게 표현한다. 네덜란드인의 자녀로 태어난 데위 아유가 죽은 지 21년만에 무덤 속에서 되살아났다라는 기발하고도 놀라운 시작점을 갖는 이 소설은 데위 아유 가족사를 담고 있는데, 결국은 인도네시아가 식민지배 당할 당시 그 곳에서 살고 있던 많은 인도네시아인들 삶의 축소판일 것이다.


  이 책은 유머가 가득한 비극이다. 유머와 비극이 한데 묶일 수 있는 요소는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에카 쿠르니아완이 그 편견을 완전히 깼다. 또한 에카 쿠르니아완은 유머와 비극을 한 작품에 버무리기 위해 마술적 사실주의 기법을 제대로 사용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이 많이도 생각났다.


  2015년 영어로 번역되면서 가디언에서는 2015년 최고의 소설, 뉴욕타임스에서는 2015년 주목할 만한 책, 파이낸셜 타임스에서는 2015 최고의 책으로 이 책을 선정했는데, 더 놀라운 건 이 책이 2002년에 완성됐다는 것. 에카 쿠르니아완이 1975년생이니 27살에 이 책을 완성했다는 것인데,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도 백년의 고독을 40살에 출판했다. 세계가 왜 에카 쿠르니아완을 주목하는지 알 만하다. 참으로 부럽고도, 질투 나는 재능이 아닐 수 없다.


  읽는 내내 끈적끈적한 인도네시아의 날씨가 ‘가본 적은 없지만’ 생각났다. 언젠가 꼭 인도네시아에 가서 이 책을 다시 읽어보고 싶다. 번잡한 자카르타도 좋고, 에카 쿠르니아완이 대학을 나온 족자카르타도 좋고, 휴양지 발리도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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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남하이 엔터테인먼트 대표 김원식          

     

훈남하이 엔터테인먼트는 공연기획, 매니지먼트, 에이전시, 콘텐츠 제작을 주 사업영역으로 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업입니다. 지자체 축제 및 공연 사업, 콘서트 개최, 장애인식개선공연 등 다양한 공연사업을 하고, 싱크로니시티, 루네 등 소속 뮤지션을 양성하고 있으며,  풍부한 인맥을 바탕으로 사람과 사람, 사람과 회사, 회사와 회사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2013년부터 팟캐스트를, 2014년부터 유튜브를 시작해서 현재 팟캐스트 및 유튜브 콘텐츠 제작과 자문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애인식개선에 관심이 많아서 교육청 등과 연계해서 학교에 장애인식개선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사단법인 장애인식개선협회 설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채널 훈남하이 TV에서는 김대표의 일상이라는 콘셉트로 다양한 주제의 영상을 업로드하고 있고, 팟캐스트 채널 겜메이트에서는 2년 넘게 게임과 관련된 내용으로 라디오 방송을 하고 있습니다.

              

전직 아나운서로 다양한 무대에 서는 걸 좋아하며 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행사진행, MC, 방송진행, 강연 모두 재미있게 그리고 잘 하고 있습니다.              

  

책 속 다양한 세상을 좋아하여 책읽기에 푹 빠져있으며, 글쓰기를 좋아하여 책쓰기를 꿈으로 하고 있습니다. '하루하루 열심히, 인생은 되는대로'라는 말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으며, 그 좌우명을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어려운 사업의 길에 뛰어들어 좌충우돌 부딪히며 열심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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