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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넬의 서재 Jun 01. 2021

글 속에 농축된 시간

글 한 편에는 살아온 세월이 물들어있다.



글 한 편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시간이 농축되어 있다. 겹겹이 오랜 세월을 지나 형성되어온 그 사람의 가치관과 사상과 시각이 묻어난다. 그래서 타인의 글을 읽는 행위는 글 속에 농축된 시간을 주름 펴듯 펼쳐내는 행위다. 자신도 모르게 묻어나온 믿음이 짓발라진 활자를 탐색한다. 보물찾기를 하는 것마냥 작가의 사상이 가장 깊게 물든 단어와 문장을 찾아낸다. 천쪼가리를 물들이듯, 작가의 세계관 속에 여러 번 담금질을 한다. 자신만의 세상에 질식할듯 취해있다가도, 한 번씩 물 밖으로 끄집어져 더 넓은 세상의 공기를 마신다. 새하얬던 천은 무지개색 염색물을 힘껏 빨아들여 스스로를 치장한다. 들이마셨다가 한껏 물을 짜내고, 들이마셨다가 또 한껏 물을 짜낸다. 그렇게 묻어나오는 패턴들은 마침내 한 편의 글을 이룬다. 염색을 하느라 고생한만큼, 그동안 애쓴 시간들이 천쪼가리 곳곳에 스며든다. 고고한 척 완성품만 세상에 보여주고 있지만, 온몸이 쭈글쭈글해진 자국들은 글 한 편에 농축된 시간들을 대변한다. 


막 완성된 글은 갓 태어난 아기처럼 쭈글쭈글한 피부와 이마에 핏덩이를 달고 세상에 던져진다. 젖은 몸을 말리기 위해 따가운 태양 아래 몸을 걸어두고, 바람 냄새에 몸을 통풍시킨다. 시간이 지나 새로운 세상에 적응을 마치고서야 자신만의 정체성을 가지게 된다. 그전까지는 작가가 내뱉은 말들은 옹알이에 불과하지 않을 수도 있다. 곱게 염색된 천이 고급 천으로 거듭나게 될 때까지는 그 가치와 사용처를 알아봐줄 사람들을 요하기 때문이다. 몸에서 염색약 냄새가 아닌 태양과 바람 냄새가 풍길 때쯤, 비로소 천은 하나의 의미를 지닌다. 하늘 아래 걸렸던 몸을 거두고 다리미로 정성스레 한 주름 한 주름 펼쳐나간다. 물에 젖어 주름졌던 모습이 아닌 비단결처럼 고운 모습으로 재탄생한다. 누구에게 걸쳐져도 깊은 감동과 아름다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된다. 







태어나버린 이들을 위한 삶의 방법론 <말장난> 

모두가 한번쯤은 마주해야 할 깊은 무의식으로 떠나는 성장형 에세이.
숨겨두었던 어둠을 의식 밖으로 끌어내어 내면의 아이를 치유하는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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