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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자이너LEO Dec 13. 2019

서울척병원 Branding Story3_컨셉+엄지척탄생

디자이너레오, 꿈속에서 만난 엄지척

Concept 정리

리서치 때부터 함께 브랜딩 코치를 해줌으로써 많은 도움을 받은 분이 있다. 現 LMNT 최장순 대표이다.

최장순 대표님과 가로수길에서 만났다. 브랜드 연상 이미지의 컨셉(Concept)을 정리하기 위해서 조금 더 자유로운 거리로 나갔다. 아이디어를 생각할 땐 딱딱한 책상과 의자에 앉아서 고민하는 것보단 여러 가지를 접할 수 있는 공간에서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대표님의 방식과 생각 덕분에(?), 오래간만에 외근을 할 수 있었다. (보통 여러 가지를 접하기 위해 디자인 회사에서는 잡지를 많이 본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날씨도 좋고 커피 향이 코끝을 자극했다. 왠지 기분 좋은 하루가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팀원 두 명과 최 대표님과 함께 가로수길 어느 카페에 앉았다. 지금까지 거론되었던 연상 이미지의 소재들을 주욱~ 적어보았다. 닻, 대나무, 배(Ship)한 척, 엄지척...... 그리곤 하나하나 스토리를 모두 얘기했다.


<당시 마케팅 리브랜딩 회의 때를 회상하며.....>

닻을 형상화하여 심벌로 하고 싶다는 이사장님의 요청이 있었다. 디자인씽킹을 시작하기 전에 원하는 형상이 정해진 것. 리서치를 통해 유추한 형상이 아니다. 그러다 보면 창의력보다는 '고착'상태에 빠지게 될 수 있다. 한동안 그랬던 것 같다. 이런 경우 여행이나 새로운 것들을 보면서 벗어나야 한다 생각해서 개인 휴가를 내고 진해에 위치한 해군사관학교로 떠났다. 그곳에서 정말 다양한 모양의 '닻'을 볼 수 있었다.

그때의 개인적인 생각은 '이미 답을 정했으니 디자이너는 그림만 그려라.'로  받아들였었다. 이런 업무지시는 디자이너를 디자이너로 활용하기보단 오퍼레이터로 활용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더 가깝다 생각했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병원에서 디자이너들의 역할은 이러할 것이라 예상했다. 물론 디자인 대행사도 마찬가지이다. 


닻 모양으로 된 시안만 70가지가 넘게 그렸던 것 같다. 고착상태이기 때문에 좋은 디자인이 나올 리 만무했다. 중간 미팅을 하면서 닻에 대한 이사장님의 생각을 더 파고들었다. 여행을 하며 그림을 그리는 동안 궁금했던 부분들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생각의 정리 끝에 '대나무'가 떠올랐고 형상을 그려냈다. 많은 시안이 또 그려졌다. 그렇게 시안들이 그려지고 그려지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리서치의 키워드들을 다 끄집어내어 하나하나 분석했다. 최 대표님이 끌어낸 키워드는 '엄지척'이었다. 하지만 난 크게 좋다고 생각을 하진 못했었다. 비록 스쳐 지나갔었지만 과거에 이미 한 번 생각했었던 키워드였고 디자인적으로 크게 이슈화 시킬 수 있는 어떠한 것도 연상이 되지 않았기에 그러했었다.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을 끝내고 간단히 떡볶이에 맥주를 했다. 그 자리에서도 최 대표님의 설득은 이어졌다. 설득당했다. 시니어로 자리 잡고  한 번도 기획자들에게 설득을 당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설득을 시키는 위치였다. 좋게 말하면 논리적이라 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고집불통이었던 것 같다.

최 대표님은 이미 엄지척으로 재미난 상상을 그려갔고 그 상상력이 결국 나를 설득시켰다. 그 날, 리브랜딩 프로젝트를 시작한 약 7개월 간의 피로가 다 날아갔다. '그려보자! 엄지척!'


H.I. 개발

고객이 서울척병원에 대해 연상하는 단어들을 나열
고객이 연상하는 단어들에 대한 정리
사전적 의미 정의
연상 이미지
'믿을 신' + '엄지척' 아이디어 스케치
Originality를 강조하기 위한 서울척병원 로고타입 개발_딱딱한 간판 글씨에 사용하던 방식으로 그려보았다. 'ㅇ'부분이 'ㅂ'으로 읽히는 부분은 개선이 되었지만, 미사용 중이
최초의 엄지척 심벌+로고타입 조합 [Designed by designerLEO]


이렇게 엄지척 심벌로고타입 디자인이 시작되었다.

이후로도 엄지척의 형상은 '스스로 자()'도 있었으며, 상당히 많은 엄지척을 그려냈다. 우리의 브랜드 철학과는 다소 맞지 않는다는 시안들은 과감히 걷어냈다. 


꿈속에서 만난 엄지척!


위의 시안을 들고 이사장님 미팅을 청했다. 결론은 '다시'

이유는 분명히 있었으나 기억이 잘 나진 않는다.;; 아마도 디자인 스타일에서 또 다름을 원하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때 컨펌이 되었다면 지금의 엄지척 심벌을 세상에 없었을 것이다. 아주 감사하고 있다.

이사장님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퇴근 후 집에 와서 새벽까지 끄적거렸다.

그러다가 잠이 들었고 꿈속에서 지금의 엄지척을 보았다. 누군가가 손을 뻗어 엄지척을 해 보였는데 뒤에서 후광이 비추면서 엄지척 형상에 그림자가 지고 있었다. 음영이 생긴 것이다. 그런데 그 꿈속에서 본 것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생생하게 기억이 났다. 출근 준비를 해야 했는데 연필부터 잡고 있었다. 기억나는 대로 스케치를 하고 그 스케치한 것을 들고 회사로 향했다. 스캔을 뜨고 컴퓨터로 옮겨 유심히 관찰하던 중 엄지척을 한 손의 손가락 부분이 뼈처럼 보였다. '그래! 이거다.' 


손가락을 척추뼈처럼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어 말아쥔 손가락을 제외한 나머지 엄지손가락과 약간의 손바닥면에 대한 처리는 진료나 치료와 연관을 짓고 싶었다. 억지 일 수 있기에 더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단, 음영을 통해 보여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내 손을 엄지척으로 하고 뚫어지게 들여다보기 일쑤였다.

그러다가 손의 주름을 관찰하게 되었는데, 손 주름 사이사이에 빛이 들어가면 재미있는 면들이 탄생할 거란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다. 손 주름의 네거티브(Negative)와 포지티브(Positive) 영역을 그려보았다. 자르고 다듬다 보니 이 영역에 사람이 하나 서있었다.


이 사람은 척추뼈를 맞추고 있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자!



일단 그려보니 그리게 되고 수정하게 되면서 디자인이 되어갔다.

연결고리를 묶고 묶어 그림자를 연결하고 뼈와 뼈 사이 손가락처럼 보여야 함은 물론이며... 어려웠다.

포인트를 잘 잡아서 디자인하는 게 답이었다. 일주일 동안 다듬은 듯하다.


엄지척 심벌 [Designed by designerLEO]

이렇게 서울척병원의 심벌이 탄생했다.

1년 하고도 3개월이 걸렸다. 아직도 H.I. 개발 미팅 마지막 날을 기억한다.

그날은 총 8가지 시안(엄지척8종)을 이사장님께 보여드렸으며, 


8개 시안 모두 맘에 드는데 어떡하죠?


라는 멘트를 받았었다. 아직 기억한다. 투표까지 했었다.

"수고했다."는 리더의 한 마디에 '이제 끝났다.' 싶었다. 

너무 듣고 싶었던 말이었고 이 말 한마디에 쌓여있던 모든 스트레스가 다 날아갔다.

심볼로고조합_가로형엄지척 [Designed by designerLEO]
심벌로고 조합_세로형[Designed by designerLEO]

서울척병원이라 부르자.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와 '고객이 최고로 생각하는 병원'의 의미를 두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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