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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mang Oct 26. 2023

엄마가 말하는 이 계절에 먹어야 할 것들


엄마는 내가 제철 음식을 먹지 못할까 봐 매번 전전긍긍하는 사람이다.


지난여름에는 "너희는 수박을 못 먹어서 어쩌냐" 하며 여름 수박을 못 먹으면 건강이 크게 상할 것처럼 걱정을 했다. 수박을 사주고 싶다며 대신 수박값을 보내기까지 했다.


올가을에는 흙이 뚝뚝 떨어지는 황토 고구마를 사서 보냈고 이모집 앞에서 살고 있는 단감나무에서 감을 잔뜩 수확해 한 박스를 보내줬다.


큰 수술을 앞두고 있는 엄마는 무섭지 않냐는 내 물음에 이제 하나도 걱정할 것도 없고 아쉽지도 않다며 쿨하게 답했는데. 그런데도 자꾸 꿀 고구마도 2상자 보내주겠다고 하고, 너희들이 잘 먹고 잘 지내야 하는 엄마의 바쁜 마음과 조급한 당부로 그녀가 수술을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밖에.


양이 너무 많아서 감당이 될까 하며 입을 삐죽거리며 바라보던 단감을 괜히 2개 깎아봤다.


적당하게 물컹하고 무지하게 달다.


엄마 말이 맞다. 이 계절에만 먹을 수 있는 것이 있다. 마음도 몸도 든든하게 차오른다. 엄마는 자주 밉지만 그보다 자주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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