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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데레사 May 03. 2019

순간의 힘

결정적 기회

http://www.yes24.com/Product/Goods/62067431

이 책에서는 왜 순간을 강조할까? 순간무엇인가?

나는 개인이나 단체의 경험적, 인식론적 방향이 기존의 반대로 바뀌는 변곡점이라고 이해한다.

이는 긍정에서 부정으로든, 부정에서 긍정으로든 상관이 없다. 다만 책에서는 긍정적인 순간을 창조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트라우마나 상실의 순간에 대하여도 적은 비중으로나마 다루고 있다. 


순간은 중요하다. 그런 중요한 순간들을 단순히 우연의 손에만 맡긴다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기회를 놓칠 것인가. 교사는 학생들을 고취시킬 수 있고 간병인이나 돌보미는 환자들에게 편안함과 위안을 줄 수 있으며, 서비스직 종사자는 활력을 얻고, 정치가들은 단결하고, 관리자는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약간의 계획과 통찰력만 있으면 가능하다. 이 책은 순간의 힘을 창조할 지혜와 통찰을 담고 있다.


하여 저자는 순간을 창조할 4가지 요소를 고양,통찰,긍지,교감으로 분류하여 각각에 해당하는 케이스를 자세히 다룬다. 결정적인 순간은 이 4가지 요소중 적어도 하나를 포함하지만 반드시 다 포함할 필요는 없다. 다만 아주 강력한 결정적 순간은 4가지 요소를 전부 포함하기도 한다. 


1996년 나의 순간도 이러했다.

당시 아버지는 공장을 경영하고 계셨는데 경영사정이 매우 어려웠다. 빨간딱지가 붙지 않은 것으로 보아 파산은 아니었던 것 같지만 어머니는 당시 고1이었던 내 교복값이 없어 이모께 돈을 빌리셨고 사립고 자율학습비, 수업료라봐야 한 학기 십만 원 남짓한 돈이 매우 부담스러우셨다. 하지만 나는 당시 이런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부모님은 날짜에 맞게 교복을 지어주시고 수업료와 자율학습비를 챙겨주셨고 모자라지 않게 용돈을 챙겨주셨기 때문이다. 학기초 으레 맞는 담임선생님과의 상담 시간에 뜬금없이 우리 학교에서 대한 장학금을 3년 동안 받던 선배 언니가 올해 졸업을 하면서 장학금 수혜자를 뽑는데 왠지 나를 추천하실까 생각 중이라고 하셨다. 그 언니처럼 공부를 잘 하지도(선배는 이화여대를 입학했다), 그렇게 가난하지도(다시 말하지만, 그땐 몰랐다) 않은데 내가 왜 받나 싶어 시큰둥하게 듣고는 집에서 별 뜻 없이 어머니께 '웃기기도 하지......'로 운을 떼며 이야기를 했다. 다음날 어머니는 (역시 나는 모르게) 당장 학교로 달려가셨고 선생님께 장학금이 얼마나 필요한지 우리 집 경제적 상황을 설명하셨다. 선생님은 이해하셨고 다만 나의 고교 입학 성적이 그다지 좋지 않아 다음에 치를 모의고사 성적에 따라 장학금 수혜자 가부를 알아보자고 하셨다. 영화같이 나의 모의고사 성적은 수직 상승했고 (지금도 난 도통 성적 향상의 이유를 모르겠다) 장학금을 받게 되었고 2학년, 3학년 담임선생님의 배려와 좋은 친구들과 즐거운 고교생활을 보냈다.


통찰

나는 본디 자존감이 낮다. 유치원 다닐 때 행사날 모두 다 한복을 입고 가는 날임에도 나만 한복을 입고 가는 건 아닌지 불안해하면 등원할 정도였다.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내 안에 있지 않고 밖에 있었기에 항상 모자랐고 불안했고 위축이 되었다. 고1의 순간을 맞기 전까지는 그랬다. 

통찰의 순간은 깨달음을 안겨주고 변화를 촉구한다 어떤 깨달음은 작고 소소하지만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중략) 심리학자들은 이것을 '자기 통찰 self-insight -자신의 욕구와 역량에 대한 성숙하고 심오한 이해 능력-이라고 부른다. 자기 통찰은 바람직한 대인관계에서 삶의 사명감에 이르기까지 긍정적 결과와 상호 관련성을 지닌다. 자기 통찰과 심리적 안녕감은 불가분의 관계다.



그 순간을 경험하고 나는 어쩌면 내가 (내)생각보다 조금은 더 근사한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고 학교 생활중의 나의 말과 행동은 나도 모르게 자유롭고 여유롭게 되었다. 안녕감이 나를 지탱해 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실패에 대해 더 관대해짐으로써 자기 확장을 할 수 있었다. 내 외연이 넓어진 것이다.


긍지, 교감

나는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는 유일한 한 사람이 되었고 (사실 친구들은 알지 못했다) 그 사실은 나에게 긍지를 주었다. 수능 빼고 거의 매번 시험 결과는 나의 노력에 비해 잘 나왔다고 생각할 정도로 잘 나왔고 학급 임원도 계속했으니까 말이다. 친구들에게 격려받고 선생님께 인정을 받으며 (교감) 꾸준하게 나는 나 자신을 이전보다 굳건하게 믿을 수(긍지) 있었다.


누구나 삶의 변곡점이 있다. 소소하게는 친구와 행복을 나누는 순간, 사소한 선행, 또는 거절 크게는 결혼, 시험 합격, 승진, 사별, 실패 등등. 나 또한 장학금을 받는 순간 외에도 많은 순간을 가지고 있다. 순간 자체는 기쁨, 성취감, 행복, 슬픔, 실망, 분노 등의 감정과 함께 하지만 진정 순간의 힘은 순간Big Moment을 맞은 후 이를 이해하는 나의 자세에 따라 인생에 긍정적인 족적, 부정적인 족적을 남기게 된다.


조용히 앉아 공상만 하기보다는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고, 뭔가를 시도하고 경험을 통해 대답을 뽑아내는 편이 낫다. 통찰이 행동으로 이어지기보다 행동이 통찰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을 명심하라.


사실 이는 비단 통찰뿐만 아니라 순간을 창조하는 모든 요소에 부합하는 이야기다. 적극적인 태도가 꼭 필요하다는 말이다.


모든 문화권에는 각별히 중요하게 여기는 소중한 순간들이 있다. 생일, 결혼식, 졸업식, 명절과 장례의식, 정치적 전통까지 말이다. 우리는 이것들을 '당연하게'생각하지만, 사실 이 모든 기념일은 인위적으로 발명된 것이며 시간에 형태를 부여하고 싶었던 이름 없는 작가들의 작품이다. 삶이라는 산문에 구두점이 필요한 곳을 인식하는 것, 그것이 '순간 중심적으로 사고'하는 것이다.


이정표 효과(시카고 대학 조지 우가 정리함) 


9백만 명의 마라톤 완주 기록을 정리한 도표를 보면 매 30분마다 주자수가 급증하고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주자들이 30마다의 이정표를 적극적으로 인식하고 이정표 내에 들어오려 죽어라 뛰기 때문이다. 3시 완주 기록과 3시 3분의 완주 기록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행동을 하여 삶이 바뀔 수 있다. 

우리 모두 그런 순간을 기다린다. 가장 흔한 예는 복권 당첨이지만 그 외에도 어떠한 계기로 살을 빼거나, 삶의 의욕을 드라마틱하게 높이거나, 수렁에 빠지는 상황에서 탈출하거나, 회사 매출이 수직 상승하거나, 학업적 성취를 이루는 순간들.

그러나 기다리기만 하면 오는 순간이 아니다. 내가 창조할 수 있다. 

그 요소와 기술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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