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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읽는 데레사 Jun 24. 2019

고정관념 깨부수기

스트레스는 도끼다

한라산 등반을 하기로 한 날 아침, 목이 너무 아파서 움직일 수 없었다. 등반을 가지 못 하는 실망은 안중에 없을 만큼 놀랍도록 아팠다. 태어나서 처음 겪는 고통을 겪으며 근육주사를 맞고 치료를 받으면서 들은 의사의 말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이렇게 아픈 경우가 있다'는 것. 허탈했다. 이렇게 아픈데 스트레스때문이라니! 게다가 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낀 적이 없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두달 반 전에 겪은 추돌사고가 가장 직접적인 원인이었지만, 요는 현대의학에서는 스트레스를 이토록 만병의 근원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이에 책 "스트레스의 힘"의 저자 켈리 맥고니걸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으면 더 영리해지고 큰 성공을 거둘 뿐 아니라 우리가 깨달음을 얻고 성장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여기서 명심해야 할 부분은 스트레스 자체가 힘이 되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수용하는 자세에 따라 힘이 된다는 사실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스트레스를 부정적으로 인식하면 자기충족적예언처럼 스트레스는 병이 되고 무기력이 된다. 하지만 적절한 사고방식의 중재를 거치면 (예컨데 시련을 극복한 후 번성한 기업의 사례나 스트레스가 신체 회복력을 키워둔다는 동영상을 감상 하는 등의) 스트레스가 극히 높은 상황에서도 성과를 거두는 데 도움이 된다.

스탠퍼드대학교 심리학자 그레그 월튼은 사고방식 연구 분야의 대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가 고안한 중재는 때로 1시간밖에 걸리지 않지만 결혼 만족도에서부터 건강 및 의지력에 이르기까지 인생의 모든 면을 개선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그 1시간의 중재가 가져온 결과가 향후 몇 년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이 중재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사실도 있다.

오랫동안 의사들과 과학자들은 플라시보 효과를 얻으려면 반드시 속임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당의정이 도움이 되는 경우는 환자가 진짜 약을 먹고 있다고 확신할 때뿐이다. 그러나 속임수는 플라시보 효과의 주효한 원인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환자들이 위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때조차 플라시보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중략) 그런데 놀랍게도 가짜 약 라벨이 붙어 있는 그 약이 편두통과 과민성 대장증후군 및 우울증을 완화시켰고 최상의 진짜 치료제와 비슷한 효과를 거둘 때도 많았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가 언제나 투쟁-도피 반응만 야기한다고 생각하지만, 도전 반응 (자신감을 증가시키고 행동을 유발하며 경험에서 교훈을 얻도록 도와준다)이나 배려-친교 반응(용기를 북돋아주고 배려심을 유발하며 사회적 유대관계를 돈독히 해준다)등 다양한 상태를 유발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해야할 일은 매일 외국어를 공부하며 능력을 향상 시키듯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스트레스에 반응하는 습관을 연습해서 긍정적인 결과를 얻는것이다.


우리 몸이 스트레스에 반응하고 있다고 느끼게 되면 스트레스 반응의 어떤 측면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지 자문해보자. 싸우고 싶은가, 달아나고 싶은가, 뭔가를 시작하고 싶은가,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싶은가, 의미를 발견하고 싶은가, 아니면 성장하고 싶은가? 설령 스트레스 반응이 자신을 한방향으로 밀어붙이는 것처럼 느껴지더라도, 지금 원하는 반응 양식에 집중해야만 우리의 생물학적 기능과 작용이 유용한 방향으로 변화할 수 있다.


실제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 중 하나인 옥시토신의 주된 기능은 사회적 유대를 조성하고 강화시키는 것이다. 이 수치가 높아지면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을 신뢰하고 도와줄 가능성도 커진다. 상사와 연봉 담판을 짓거나 아이와 언쟁을 벌이거나 팔레스타인 한 복판에 있거나 모두 스트레스 상황이지만 투쟁-도피 반응, 도전 반응, 배려-친교 반응 중 어떤 반응을 선택할 지는 우리가 정할 몫이다. no pain no gain을 외치면서도 스트레스만은 피하고자 하는 행동은 분명 모순이다. 오히려 의미있는 스트레스가 없으면 건강에 해롭다고 한다. 빅터프랭클의 로고테라피를 생각해봐도 쉽게 수긍이 가는 대목이다. 내 육신을 어찌하지 못하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내 정신만은 나만이 유지하거나 파괴할 수 있다. 왓칭(김상운 저)에서도 사건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에 따라 사건의 향방은 천지차이가 난다고 하니 이제 스트레스를 다시 볼 때가 되었다.


이 책에서 제시된 가치관에 대한 글쓰기는 가장 효율적인 심리학적 중재 방법이다. 이런 글쓰기는 통증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키고 자제력을 길러주며느 스트레스를 경험한 뒤에 그 일을 쓸데없이 반추하는 버릇을 감소시킨다.

사람들은 가치관과 면밀히 연결됐을때 자신의 노력과 타인의 도움을 통해 상황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크다 그렇게 되면 긍정적인 조취를 취할 가능성이 커지고 지연과 부정 같은 회피성 대응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적다. 시간이 흐르면서 이 새로운 사고방식이 탄탄히 자리 잡게 되면 사람들은 자신이 역경을 극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한다. (중략) 자기 자신을 강하고 어려움을 이기며 성장할 수 있는 사람으로 바라보게 된다는 것이다. 도전을 피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처리할 가능성이 커진다. 그리고 어려운 환경에서 의미를 발견할 줄 아는 능력이 좋아진다.

사실 글쓰기의 유익성은 이 책이 아니더라도 매우 쉽게 만날 수 있다. 마음을 치유한다거나 목표를 공고히 한다거나 삶의 의미를 북돋는다는 이점이 기존 입장이라면 이 책을 통해 distress(부정적 스트레스)를 eustress(긍정적 스트레스)로 치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하나 더 추가할 수 있겠다.


만약 우리에게 소중한 사람이 고통받고 있다면 나의 어떤 조치가 더 도움이 될것인가? 저자는 사랑하는 사람을 안심시키고 도와주며 보살피는데 중점을 두면 우리는 희망과 유대감을 느끼지만 괴로움을 덜어내는 데 중점을 둔다면 공포에 갇혀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즉 자신의 스트레스에 압도당하든 타인의고통에 어쩔 줄 모르든 간에 희망을 찾아내는 방법은 그 상황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실제로 와튼 스쿨의 연구원들이 실험을 했는데 시간이 부족한 참가자의 한 그룹에겐 자유시간을 주었고 다른 그룹에게는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게 했다.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자신이 가진 시간 자원이 얼마나 부족한지 평가하도록 했는데 놀랍게 도 자유시간을 얻는 것보다 다른 사람들을 도울때 시간이 부족하다는 기분이 줄었다고 한다. 자기 중심적 목표를 꾸준히 추구하는 사람들은 우울해질 가능성이 크지만 공익적인 목표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한층 더 행복하고 삶에 만족한다.이렇듯 타인에 대한 배려가 나의 회복이 되는 이유는 보스턴 마라톤 테러현장의 외상 생존자인 스타바스의 케이스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의사인 그녀는 결승선을 앞두고 테러범의 폭파사건으로 쓰러졌지만 정신을 차리고는 바로 두 번째 폭발장소로 가서 다섯 사람을 치료하고 네 명의 목숨을 구했다. 이렇듯 외상 생존자들은 남을 도움으로서 더 행복해지고 자신의 삶에서 더 많은 의미를 발견한다.

내가 저 부모라면, CEO라면, 동네 커피숍의 사장이라면 어떤 행동을 취하고 어떤 결실을 얻게될 것인지 생각해 보자.


개인적으로 행복의 기원(서은국 교수 저)은 참 잘 씌어진 책이라고 생각한다. 그 책의 요는 생존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행위(원인)에는 행복이라는 감정이 생기는 것(결과)이기에 행복을 목적으로 두고 맹목적으로 추구하기 보다는 수단으로 보고  일상의 소소한 행복감을 쌓자는 이야기다. 스트레스도 결국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피하려고만 하지말고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스트레스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삶에 긍정적인 역사가 될 수 있다.

"수처작주 입처개진". 머무르는 곳마다 주인이 되고 지금 있는 바로 그곳에서 진리가 일어난다는 뜻의 불교용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스트레스에 끄달리지 않고 주인이 되어 내 인생의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수단으로 훌륭히 전용할 수 있다는 교훈을 금발의 심리학자가 책 한권으로 풀어낸 것을 보면 동서양을 가로질러 이만큼 보편적이고 따라야 할 교훈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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