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을 먹다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아 스스로 생을 마감했던 한 청년을 추모하며
도서관 휴게실에서 김밥을 먹다
그저께 본 뉴스 기사 속 청년이 떠올라 목이 메였다.
공무원 시험 면접에서 탈락한 그는 자신이 왜 '중'을 받았는지, 자신을 제외한 그 조의 지원자들은 왜 모두 '상'인지 질문하였으나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다.
스스로 생을 마감하기 전, 담당 공무원과의 마지막 통화에서 그는 '납득이 안 된다'는 말을 혼잣말처럼 되뇌었다.
그의 외롭고 절망적인 호소로 1년 뒤, 오늘에 밝혀진 면접관 채용비리...
진실은 살아돌아왔지만, 꽃같은 목숨은 되살아오지 못했다.
열람실의 부스럭거리는 소리, 큰소리로 넘기는 책장 소리, 노트북 키보드 소리...
웬갖 소리에 잔뜩 예민해진 터에 마음을 에는 소리가 유독 남아 김밥 먹다 불쑥 떠올랐나보다.
이제야 밝혀진 사실 들으시고 부디 영면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