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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brehee Nov 24. 2024

숨고 싶은 날.


날이 쌀쌀해지면 몸에 열을 내서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움직이지 않으면 자꾸 쳐지기 때문이다.


시간 여유가 많이 없으면 보통은 짧은 수련을 진행한다.

지난번에 도전처럼 한 시간 수련 후 개운한 기분을 

잊을 수 없어서 다시 한번 도전하기로 했다.

"배를 배꼽 쪽으로 당기세요. 꼬리뼈를 아래로 배는 당기고

어깨는 바닥 쪽으로 내리세요."

"발등과 발바닥으로 밀어내세요"

매트에 자주 섰다고 안내하는 음성이 어떤 느낌인지 몸으로 알게 됐다. 

외계어처럼 들렸는데 제법 알아듣고 있는 게 신기하다.

말에 따라 움직이는 근육과 호흡에 집중하며 몸의 온도를 올린다.

낙타 자세를 할 때는 긴장하게 된다. 

조금만 호흡과 움직임이 엇나가도 큰 부상이 생길 수 있다.

무리해서도 안되고 조금씩 가슴을 위로 올리며 뒤로 꺾어야 한다.

각도와 숨, 자세가 맞아떨어질 때 극강의 시원함이 온몸으로 퍼진다

사바아사나를 하는데 깜박 잠들었다.

수련에 몰입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마지막에 잠드는 일이 많아졌다.

다른 시공간에 다녀왔는데 그 기억만 사라진 것처럼 멍하다.

글로 정확히 표현할 수 없는 시원함과 개운함이 있다. 

몸과 마음이 만족감으로 가득 차면 그 순간에 계속 머물고 싶다.


새벽에 일어나 차 마시고,

모닝페이지 작성하고,

심상에 좋은 책을 읽고,

하루 종일 요가와 명상을 하는

삶을 그려봤다. 

진한 차향과 숲내음이 가득한 곳에 숨고 싶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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