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봄강쥐 Feb 19. 2020

도피가 있는 곳에 외로움이 따라온다..?  

외로움에 무엇을 해야할 지 몰랐던 과거의  나를 위해 

"외로울땐 뭘 해야할까요..." 취업준비에 들어선 후배가 카톡방에 뱉은 이 말이 하루종일 마음에 걸렸다. 그러고 보니 작년 이 맘때쯤엔 외로움에 몸서리치고있던 내가 생각났다. 외로움을 잘 타지 않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취업준비할 때만큼은 예외였다. 

외로움을 안고 밤새 뒤척이다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싫어서 아침 스터디를 만들었다. 일단 사람을 만나러 간다는 마음으로 집을 나설 수 있게. 사람들과 모여 2시간정도 공부한 뒤에는 ECC에 있는 휘트니스 센터로 가서 걷고 또 걸었다. 이어폰을 끼면 귀가 아파 음악을 잘 듣지 않았지만, 멜론에도 가입했다. 가사가 귀에들릴때면 누군가랑 같이 있는 느낌에  기분이 조금은 나아졌다. 밤마다 침대에 누워 머리가 아플 때까지 커뮤니티를 읽으며 남 인생에 몰입하기도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인생 푸념을 늘어놓는 것은 물론 한동안은 먹는 것으로 배를 채워 먹먹함을 누르려고 했다. 넷플릭스로 <프렌즈>나 <빨간머리앤> <굿플레이스> 등을 보기도 했다. 오픽을 준비한것도 아니였는데 미국에서 온 대학생이랑 언어교환을 하기도 했더랬지. 이중에서 제일 효과가 좋았던 것은 운동이었던것 같다. 하지만 이 글이 외로우면 운동하세요를 말하는 글은 아니다. [결말에서 헷갈릴 수 있으니 주의!]

내가 터득한 외로움 소거법은 '맞서기'다.  내가 하고싶고 가지고 싶은 것에 맞서고 있을 때는 적어도 외롭지는 않았다. 몸이 좀 힘들뿐... 특히 구체적으로 맞설수록 덜 외로워졌다. 아주 작은것부터라도 말이다.  나는 도피를 할 수록 외로워졌다. 취업은 하고 싶은데 하기 싫을때.. 공부를 잘하고 싶지만 잘 하지 않을때... 사과를 하고 싶지만 사과를 못한 채 서로 떨어져 있을 때. 

뭐랄까 인간은 자신이 욕망하는 무언가가 있는데 그 욕망을 성취할 가능성을 높이지 않고 있으면 뇌에서 외로움이라는 신호를 보내는건 아닐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외로움에 몸이 비틀리는 인간이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서 무엇이라도 하라고 말이다. 그러니까 외로움이 느껴진다면 자신이 도피하고 있는 것과 맞짱을 뜨자는 것이 오늘의 결론.  물론 인간은 항상 자신의 과거로부터 도피하는 존재기때문에 죽을때 까지 외로울꺼라는 것이 내 개똥철학이긴하다. 그래도 적어도 맞짱뜨는 순간만큼은 외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내일 다이어트와 맞짱뜨러 간다. ..바로 복싱 도전!


작가의 이전글 신입기자의 K-문화 적응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