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Poem essaY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Yalli Sep 13. 2022

미안합니다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걸 죽기보다 싫어했다.

안하다는 말을 듣는 건 그보다 18배쯤 더 싫어했다.


미안하다고 말하는 순간,

자신이 책임져야하는 행동에 대해 면죄부를 주는 것 같았다.

비겁하다고 생각했다,

미안다하는 말 뒤에 숨는 일은.


미안하다는 말을 않아도 되게

미안한 일을 만들지 않으면 되는거라고

말 뒤로 숨어버리는

비겁하고 부끄러운 일따위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미안하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사람을 만났다.

미안하다는 말 뒤에 숨는 사람이 아니라 

미안하다는 마음을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 사람, 

미안하고 고맙다는 자기 마음을 꼭 내가 알아봐줬으면 좋겠는 사람.


그 사람에게는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내가 

비겁한 사람이 되었다. 

괜한 자존심을 부리는, 숨어버리는 사람이 되었다.


미안하다는 말이 비겁함이 아니라 

너를 상처주지 않겠다는 다짐이라는 사실을,


미안하다는 말이 부끄러움이 아니라

너를 사랑한다는 뜻임을,


네 덕에 알게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알고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