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에 관하여, 돋보임에 관하여
누가 상을 받고, 좋은 성과를 내는가
최근 우리과 G주무관이 상반기 우수직원 표창을 받았습니다. 회사 생활 13년만에 받은 첫 상이었습니다. 그는 묵묵히 조용히 일하는 스타일입니다. 직장 생활을 하는 독자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사실 회사 안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은 그냥 그렇게 조용히 티 나지 않게 묻혀가기 쉽습니다.
조직 안에서 성과 평가와 보상시스템이 100퍼센트 합리적으로 작동하지는 않습니다. 언뜻 보아 납득이 가지 않는 평가도 있습니다. 평가나 성과급 지급 시기가 되면 '일은 뒤로하고 윗사람 비유를 잘 맞추는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는 말이 돌기도 합니다.(개인적으로 저는 이 말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몇 회 앞선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일하면서 일하는 티를 내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조직 구성원 개인도 그렇고 부서도 그렇습니다. 가장 최근에 상을 받은 G주무관을 비롯해 유리부서 구성원 12명 중 7명이 지난 1년 안에 여러 종류의 개인 상을 받았습니다. 신규 입직자들을 빼면, 거의 모든 부서원들이 하나 이상의 상을 받은 셈입니다. 15년 이상 지금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제가 보기에도 매우 이례적입니다. 주변에서 그 비결을 물어오기도 합니다.
어떻게 이런 행운을 얻을 수 있었을 까요?
저는 우리 부서원들이 하는 일의 가치와 성과를 인정받는 방법으로써 '상'이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회사 안에서 수상 후보자 모집 공고가 뜨면 놓치지 않고 챙겼습니다. 그리고 그 상의 주제에 맞춰 후보자들을 정하고 지원서를 제출했습니다.
부서장은 부서원 개인들이 직장생활 중 상을 받은 적이 있는지, 받았다면 어떤 종류의 상을 받았는지를 시스템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G 주무관처럼 성실하게 일하지만 수상 이력이 없는 직원들도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후보자들을 전략적으로 정하기도 했습니다.
상을 받을 만한 후보자를 정했다면, 그 후보자가 상을 받을 만한 어떤 일을 했는지 '티'를 잘 내야 합니다. 성과가 잘 드러나도록 포장을 잘해서 조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여기에 정말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티 안 나게 묵묵히 일해왔듯, 성과자료도 티 안 나게 덤덤하고 겸손하게 써서는 '절대' 안됩니다. 두루뭉술한 내용에 공감하고 감동을 받을 사람은 없습니다. 같은 뜻도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은 큰 차이를 느낄 수 있습니다. 구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표현해야 합니다.(추진하는(해온) 일의 의미를 부각시켜 표현하는 방법은 별도로 정리해서 소개하겠습니다.)
<예시 1>
* (원문)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데이터 분석모델의 성능 개선
**(수정) 6개월간 관계기관 주 2회 정례회의와 30여 차례의 수시회의를 통해 모델 개발상황 공유 및 모델 성능 개선추진
<예시 2>
* (원문) 개발된 분석모델의 000 공단 활용지원
**(수정) 개발된 분석 모델을 000 공단 종합관제센터에 탑재하여 상시운영하고, 전국 12개 현장센터에도 공유하여 실시간 모니터링을 지원
어떤가요? 원문과 수정문의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조금의 차이와 조금의 정성이 결과적으로는 큰 차이를 만들어 냅니다. 남들과 똑같은 수준으로 작성하면, 운에 맡기는 룰렛게임이 되지만 조금만 아주 조금만 차별화해서 표현하면 '선택받을 수밖에 없는' 경쟁력을 갖게 됩니다.
상을 받는 것도 그렇고, 일의 성과를 만들어 내는 것도 그렇고, '돋보임'은 결코 엄청나고 거대한 그 무언가에서 비롯되지 않습니다. 작지만 확실한 것.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