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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드레 Aug 08. 2022

부르쉐타 – 눈물로 배운 첫 안티파스토(1).

랜덤 푸드 제너레이션 3#. 



‘대가리에 스쿱을 꼽아 따끈한 애플파이에 핑크색 아이스크림으로 얻기 전에 제대로 만들어!’

-스피로 (첫 스승)-





부르스께따 혹은 부르쉐타. 한국에서는 먹어본 적이 없어 어떻게 부르는지는 모른다.

나의 첫 스승인 스피로가 부르쉐타 하면서 못 알아먹는 내 얼굴에 손으로 꽃 봉오리를 두 개 만들면서 얼굴에 문대려는 듯이 내 앞에 들이밀던 얼굴이 생각난다.


‘내가 어제 퇴근할 때 말했잖아 한 명 올 거라고’


지독한 지미는 주방에서 나를 옆에 두고 테이블 냉장고를 발로 찼다. 

희끗한 곱슬머리에 나이는 50으로 보이고 손목에는 문신을 한 아저씨는 얼굴이 시뻘게 졌다.


‘내가 어제 퇴근할 때 말했잖아 한 명 올 거라고’

‘아니 난 저번 에그 덩치 큰 양배추 덩어리가 다시 올 줄 알았지!”

‘걔는 전화 안 받아! 엄마가 대신 받더라 세상에!. 아들이 마음이 약하데!’


머리를 손바닥으로 탁! 치고 손 꽃봉오리를 만들면서 서로에게 들이대었다.

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일 테지만 그냥 일상 대화였을 뿐이다. 

나도 이게 일상 대화라는 것을 시간이 지난 후에나 알게 되었다. 


물론 알게 되기 전까지는 바들바들 떨고 울상을 지으며 두 사람들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바라볼 뿐이었다.


‘뭐부터 하지? 어제 마이클이 모두 정리해서 할 게 없는데.’

‘워크인 냉장고에 보니까 부르쉐타가 이제 만들 때가 된 거 같은데?’


둘은 동시에 나를 쳐다보았다.

나는 두 사람이 동시에 나를 줘 패려는 줄 알고 한쪽 다리를 살짝 들고 팔을 들어 보였다.  


‘뭐해 빵 쪼가리! 가서 앞치마 입고 와!’


곱슬머리 아저씨는 가서 입으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나에게 앞치마를 던졌다.


‘빨리 입어!”


와… 한국인 이세요?


앞치마와 주방화를 입은 나는 어정쩡하게 콜드 디쉬 파트에 서있게 되었다. 

그런 나에게 그는 큰 볼 bowl을 가져다면서 말하였다.


“워크인 냉장고에 가서 토마토 열개 보라색 양파 3개를 가져와.”


나는 그의 말을 듣고 그냥 똘똘한 눈으로 그를 보았다..


‘어… 음 그러니까요??’


‘워크인! 가라고 워크인! 워. 크. 인!’ 


그는 내 등을 떠밀면서 콜드 디쉬 파트 뒤쪽으로 몰아갔다. 

창고 겸 설거지를 하는 뒷 주방으로 들어갔고 막다른 벽이 있는 곳까지 데리고 갔다. 

웅웅 소리가 나는 벽에는 문이 달려 있었다.


‘그걸 열어 빵 쪼가리! 그 문을 열라고!’


그는 손잡이를 돌려서 여는 시늉을 하고 내 어깨를 툭툭 쳤다. 

아오 아저씨 진짜 성격 급하시네.

나는 손 고리를 잡고 문을 열었다. 문을 열어보니 차가운 냉기가 가득 느껴졌다. 

방 전체가 냉장고였고 생전 처음 보는 치즈, 소스, 식재료 들이 그득하였다.


‘저거 저거 저거 집어서 가져와.’


야채가 쌓여있는 곳을 대충 알려주곤 그는 문을 쿵! 닫아 버렸다.

나는 그가 손짓을 한 그곳에서 토마토 10개와 보라색 양파 3개를 집어 들고는 주위를 살펴보았다.

치즈 종류만 해도 7개가 넘었고 각종 유리병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절인 음식이 있었다. 

한쪽에는 무언가로 양념을 해둔 채 투명 바트에 재워진 닭가슴살이 가득하였고, 그 위칸에는 마른 소시지와 훈연된 베이컨 그리고 다른 종류의 햄들이 주렁주렁 열려 있었다. 

마치 어릴 때 브레멘 음악대를 보면 나오는 도둑들의 음식 창고 같은 모습이었다.

다시 나가려던 찰나에 문이 자동으로 열리면서 그 아저씨가 들어왔다.


‘찹찹찹 늦잖아 빵 쪼가리 빨리나 와!’


그러더니 과일이 담긴 바구니 쪽으로 가서는  레몬 한 개를 가지고 나갔다.  

재료들을 들고 그를 따라 나가 냉장고 테이블 위에 내가 가져온 재료들을 확인하였다.

그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재료들을 내 눈앞에 들이밀며 재료에 대해 설명을 시작하였다.


‘이 토마토를 만져봐, 너무 물렁 하지? 이건 나폴리타나 소스 만들 때 사용할 거니까 옆으로 빼두고 둥그런 모양과 종 모양의 토마토가 다른 게 보일 거야.


어찌 모르겠지만 이 종모양 토마토는 로마냐 토마토야.아삭함이 그냥 둥근 토마토보다 적고 비싸니까 이것도 빼고, 그리고 양파는 크기 차이가 너무나 하나 더 가져와'


그는 재료들의 상태를 확인하고는 다시 가져오도록 시켰다. 나는 ‘오늘 가르쳐준 거 기억해, 다음에 틀리지 말고!”라는 꼬리말을 뒤통수에 달고 워크인 냉장고로 뛰어 들어갔다. 

다시 한번 손의 감각과 아까 말한 내용을 총동원하여 토마토를 고르고 양파를 골라 그의 앞으로 갔다. 


안타깝게도 그는 눈코 입을 얼굴 한가운데로 오므리면서 약간 괴로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이 토마토랑 저 토마토랑 색이 다르잖아? 내 부르쉐타를 알록달록하게 만들 생각이야?”


뭔 소리야? 하면서 내가 가져온 재료들을 다시 보니 어느 토마토는 일정하게 빨간색인 반면 다른 하나는 초록색이 있고 다른 하나는 너무 익은 색의 진한 빨간색을 띄우고 있었다.


‘이 짓거리 그만하고 제발 제대로 토마토 골라와, 양파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나는가 져 온 재료들을 중 이상하다고 지적한 토마토와 정상 토마토를 가지고 다시 워크인으로 뛰어들었다 다시 가르쳐준 대로 대조해 가며 다시 그의 앞에 가져갔다. 


당당히 내려놓은 재료들을 그는 유심히 보면서 ‘아 내가 뭔가 착각했구나’라고 생각난 듯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갑자기 부드러운 어조로 말을 시작하였다.




‘아 맞네 너네 나라 토마토가 없구나, 자 이리 와 내가 토마토 고르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줄게.’




연신 마이 배드를 외치며 내 어깨를 토닥여주는 그에게 ‘토마토 설탕 쳐 먹으면 꿀맛인데요?’ 

라는 말은 마음속에 묻었다.  


나는 처음 보는 징그러운 이 빨간색 열매는 뭐지요?를 얼굴로 최대한 표현하면서

그와 나는 다시 웅웅 거리는 소리로 가득한 워크인 냉장고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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