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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림 Dec 09. 2018

골반 전반 경사의 연구-2

수면자세 점검

어떻게 자고 있는가

나는 콩벌레처럼 몸을 동글동글 말아서 옆으로 잔다. 누구보다 똥그랗게 말아서 잘 자신이 있다. 똑바로는 잘 못 잤다. 허리가 바닥에서 뜨기 때문이고 그렇게 자면 왜인지 잠도 안 온다. 허리가 아파서 잠에서 깼던 경험은 없고 잠자는 것을 너무 좋아해서 허리가 아플 정도로 잔 적은 있다. 주 5일 아침 요가를 하면서 생활패턴이 바뀌었는지 더 자고 싶어도 한 번에 잘 수 있는 시간이 많이 짧아졌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짧게 자도 개운하게 일어난다는 것. (요가의 효과?!)


정말 휴식하며 자고 있는가

허리가 극심하게 아팠고, 한의원에 갔고, 한의원에 실망하고, 내가 직접 내 몸을 살펴 '골반경사'라는 것을 알게 된 이후 내가 가장 먼저 했던 것은 자는 자세를 점검하는 일이었다. 하루의 1/3을 자는 것에 쓰고 있으니 자는 자세를 살피는 것은 자연스러운 순서였다.


▶옆으로 자는 자세는 아래 허리의 긴장을 가져와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면 잘 수 없다. 옆으로 누워서 잘 때 무릎과 발목을 가지런히 모아서 자는 것이 아니라 보통, 다리를 가위처럼 크로스 해서 자기 때문에 위 쪽에 있는 다리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그것을 붙잡기 위해서 자는 동안 허리가 긴장을 한다는 것이다. 옆으로 잘 수밖에 없다면(임신, 과체중 등) 무릎과 발목을 한 번에 받쳐줄 수 있는 배게 혹은 바디필로우를 적당히 껴서 골반이 좁아지거나 넓어지거나 뒤틀리지 않고 바르게 정렬할 수 있도록 해서 옆으로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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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체중이거나 임신이 아니어서 똑바로 잘 수 있고 골반전반경사가 있다면 이렇게 한번 자보는 것을 추천한다. 세 군데 : 1) 목/경추, 2) 허리/아랫 등, 3) 무릎 아래에 적당한 높이의 배게를 대고 누워 자는 실험을 해보는 것이다. 나는 매트리스에서 자는 것(내가 움직일 때마다 허리도 휘청휘청 갈피를 못 잡는 느낌)보다 요를 깔고(흔들리지 않는 베이스) 내 몸에 곡선 부분을 배게로 보완해서 잤을 때 꿀잠을 잘 수 있었다. 허리가 아픈 이후에 계속 이렇게 자고 있는데 잠이 영 오지 않을 때는 옆으로 몸을 굴려서 자세를 바꾸지만 대부분 똑바로 잤다. 아침에 개운했다. 꾸준한 운동, 자는 자세 변경, 평소 자세의 수정, 호흡 수정 등을 통해 지금은 허리가 아프지 않다.

각자 몸의 증상에 맞게 자는 자세를 연구하자
척추의 곡선을 이해하면 어디에 뭘 받쳐야할지 알 수 있다. 발목에 받친 것은 무릎이 아픈 사람의 경우라 그렇다.
너무 높은 배게는 경추의 긴장을 가져온다.



▶특히 허리에 받치는 것은 물주머니로 했다. 겨울이 되면 수족냉증이 심해져서 파쉬 1.5리터 물주머니를 애용하는데, 적당한 양의 따뜻한 물을 넣어서 완곡된 허리 아래 받쳤더니 따뜻해서 근육도 이완되고 더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더구나 물의 양을 조절하면 높이 조절도 되니 허리 아래 받치는 용도로 괜찮게 사용하고 있다. 지금 나의 허리 상태는 심하게 아치형이 되어 있기 때문에 물주머니로 긴장한 근육을 풀어주는 단계에 있지만 사실 허리 밑에 받치는 용로로는 높이 4cm 정도의 단단한 재질이 좋다. 요추 배게라고 해서 편백 나무와 같이 단단한 재질로 만들어진 것도 있으니 참조한다. 경추와 무릎 밑에 받치는 것은 개인별로 체형이 다르기 때문에 누웠을 때 편안함을 느끼는 정도로 적당히 조절한다. 수건이나 방석 등등 그때그때의 내 몸 상태에 따라 맞추어 응용한다. 한번 정했다고 무조건 그 높이의 배게를 대지 말고 순간순간을 살피며 내 몸이 편안한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 나선다.

+무릎 아래 받치는 것은 허리에 무게를 덜어주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서 무릎보다는 발목을 받치는 것이 편안할 수 있으니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자. 발목 아래에 받치는 것은 무릎 통증이 심할 경우.

+팔을 머리 위로 들어서 자는 것은 나 같은 허리 완곡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노노이다. 팔이 올라가면서 허리 완곡이 더 심해지기 때문. 팔은 자연스럽게 골반 옆에 편안하게 눕혀준다. 혹은 배 위에 올려놓고 수면 초반에 심호흡에 집중하는 것도 깊은 수면에 도움이 된다.(like 사바아사나)

+목 아래 배게는 너무 높거나 낮으면 안 되고 내 신체에 맞는 것을 선택한다. 일단 뒷목에 C자로 자연스럽게 구부러진 곳만큼 공간을 채워준다고 생각하면 좋다. 하지만 이것도 답은 아니다. 해보고 불편하면 수정하고 또 수정한다.


▶내 몸에 맞게 딱딱딱 받쳐주니 허리 통증이 줄어들었고 잠도 개운하게 잘 수 있었다. 옆으로 돌아 누워서 콩벌레처럼 하는 자세는 척추 사이사이를 늘려주기 때문에 일시적인 허리 통증 완화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그 자세로 8시간 이상을 자는 것은 바람직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허리가 아픈 몸이 자연스럽게 허리를 말아 통증을 줄이는 수면 자세인데 장기적으로 결코 좋지 않다. 오히려 허리가 C자형으로 더 굽는다.  

+누워있다가 일어날 때 나는 한쪽 방향으로 몸을 굴려서 양 손으로 바닥을 짚고 일어나고 있다. 그냥 일어나면 허리에 무리가 된다. (몇 년 전부터 이렇게 일어나고 있다)

+적당한 높이로 똑바로 자면 얼굴 눌림과 목주름 접힘도 줄어들어 젊어지겠는데...? (평소에도 베개에 얼굴이 닿지 않게 자왔다)

+앉아있는 자세가 허리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1시간에 한번씩은 일어나서 몸을 곧게 펴주려고 한다. 예전에는 앉아있는 자세를 바르게 해야지~ 생각했는데 앉아있는 시간을 1시간 이상 지속하지 않고 과감하게 일어나서 화장실을 가든 창 밖을 보든(시력에도 도움) 하고 있다.



 심하게 아프고 나니 평소에 어떻게 지내왔는지가 내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점검하게 되었다. 지금 당장은 괜찮지만 이 습관이 쌓이고 쌓여 5년 뒤, 10년 뒤에 어딘가 아프게 되었을 때(예를 들어, 무릎 연골) 그 원인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습관에 답이 있다. 항상 왼쪽으로 허리를 돌려야 하는 상황에 있는 경우라던지 무거운 것을 들 때 무릎을 굽히지 않고 허리로 중량을 버티는 습관이라던지가 내 몸을 야금야금 아픈 쪽으로 가져가고 있음을 감지해야겠다.

 아픈 나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운동하는 데이브>를 공유한다. 유튜브는 정말 좋은 플랫폼 같다. 오픈소스 운동으로 모두가 지식을 나눌 수 있도록 하면서도 창작자에게 수익을 배분해주니 말이다! 유튜브 속에는 삶의 연구자들이 가득하다. 특히 골반전반경사에 관련해서 이야기하는 영상 속에 햄스트링을 수축시킬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했더니 처져있던 햄스트링이 딱 모양을 갖추게 되었다. 내가 만져봤을 때도 느껴지는 변화여서 신기하다. 원리를 이해하고 하는 운동은 격이 다르다!


https://www.youtube.com/user/choichoongsik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가 EBS <명의> - 신경통 편 마지막에 이런 말이 나왔다.

'참고 버티는 삶이 신경통을 가져왔다.'

참고 버티지 말고 적극적으로 내 몸을 살피고 관찰해서 내 몸과 잘 지내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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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연구자로서 0(ZERO)에서부터 연구하고, 그것들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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