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싶은이야기3
저녁 준비로 카레를 끓인다.
양파는 기름에 볶아도 좋고,
기름 없이 볶아도 좋다.
양파는 결을 따라 썰어도 좋고,
결의 반대로 큼직큼직하게 썰어도 좋다.
양파는 문드러질 때까지 볶아도 좋고,
아삭아삭하게 볶아도 좋다.
마침 집에 있던 재료들이 카레 속으로 들어간다.
카레에 콩나물을 넣어도 좋다.
카레에 아마씨를 넣어도 좋다.
카레에 심지어 어제 먹다 남은 묵을 넣어도 좋다.
그렇게 재료들이 카레 속으로 들어간 후
내가 할 일은 바닥에 눌지 않게 젓는 일이다.
그리고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주문을 외며 시간에게 모든 것을 위임한다.
방법에 있어서 '틀린 카레'는 없다.
내가 넣고 싶은 콩나물을
내 카레에 넣는
나는 언제나 옳다.
내가 넣고 싶은 콩나물을,
"카레에 콩나물을 넣는다고??"라는 반응을 예상하여 넣지 않았다면
만들어진 카레가 왠지 내 것 같지 않다.
내가 살필 것은 오로지
내 카레에 정말로 이 콩나물을 넣고 싶은가 이다.
카레에 넣고 싶은 것을
넣고 싶은 양만큼 넣는 것부터 시작한다.
내 인생을 내가 살 수 있는 길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