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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d Nov 30. 2020

말 것: 글쓰기에는 에너지가 든다

어제보다 잘 쓰는 법_91일 차

가까스로 원고를 끝마쳤는데 아직도 쓸 기사가 한가득할 때, 솔직히 말해서 글을 쓰고 싶지 않다. 해가 중천에 걸릴 때까지 아무 생각 않고 잠들고 싶다. 실제로 그러진 못하겠지만 나는 그냥 자버린다. 실제로 과부하를 방지하는 차원에서도 그것이 업무 효율을 챙기는 데 더 도움이 된다.


확실히 글쓰기는 에너지가 드는 일이다. 여기서 에너지란 체력, 의욕, 집중력 3가지 층위로 구성된다. 글쓰기에 드는 에너지를 인지하지 못한 채 무작정 쓰기만 하면 쉬이 지친다. 반면 에너지의 존재를 알면 적절히 안배하며 더 오래, 효율적으로 글을 쓸 수 있다.


따라서 내게 글을 쓰는 시간은 언제나 에너지를 조절하는 시간과 함께한다. 먼저 체력이 부족할 땐 최대한 자버리려고 노력한다. 기계든 사람이든 껐다 켜는 과정이 얼마나 많은 것을 해결해주던지! 그러므로 내일의 나에게 떠넘길 줄도 알아야 한다. 또 한 가지 방법은 입맛을 자극하는 음식을 먹는 것이다. 먹는 상상만으로도 활기가 생기는 메뉴라면 더욱 좋다. 수면과 영양 보충을 통해 체력을 충전하는 리듬. 마치 운동을 하는 것과 흡사하다.


하지만 마감이 코앞이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점이 있다. 그럴 때는 '조급함에서 비롯되는 절박함'을 믿어보기로 한다. 사실 위험한 작전이지만 궁지에 몰린 인간은 생각보다 꽤 많은 것을 이뤄낼 수 있다고, 매번 느낀다. 무책임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체력이 부족할 때 정신력을 끌어다 쓰는 건 오래 전부터 인류가 습득한 기술이다.


어디까지나 중요한 건 글쓰기는 체력을 요구하는 일이고, 지금 쓰는 글을 위해 알맞은 체력을 확보해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계속 무리하며 쓰면 글쓰기가 권태로워지는 건 시간 문제다.


다음은 의욕이다. 나는 의욕이 부족할 때 과거를 짚어본다. 그 이유가 된 경험을 명확히 감지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자신을 납득시키는 시간이 필요하다. 한번은 인터뷰 내내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한 어느 인터뷰이를 만난 뒤, 원고를 쓸 의욕이 사라진 적이 있었다. 나는 스스로 다그치기로, '업무와 감정을 분리하는 연습'을 하는 계기로 삼자고 다짐했다. 결과적으로 그 연습은 성공했다. 어떻게든 원고를 끝맺었고, 특별한 수정 사항 없이 사보에 게재됐으니 말이다.


끝으로 집중력은 애써 구하는 대상이라기보다는 체력과 의욕을 충전하면 자연스럽게 갖출 수 있는 에너지다. 결국 체력과 의욕을 마련할 확실한 장치를 마련하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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