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셀린 May 04. 2023

100퍼센트의 여자

그리고 남자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4월의 맑은 아침에 100퍼센트의 여자를 만나는 것에 대하여를 읽은 이후 100퍼센트의 여자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 중이다. 대략 7년 동안 내 머리에서 맴도는 것이니 이쯤 되면 답을 찾아야 하는데 아직 모르겠다. 나는 87퍼센트 정도 즈음이 아닐까 생각만 들 뿐.


4월이 되면 그 책이 늘 떠올랐고, 그 제목이 떠 올라 그 여자를 생각했고 100퍼센트 남자를 생각하는 그가 더 생생했다. 33살의 그는 어떻게 그렇게 많은 것들을 알고 있는지 대단했고 멋있었고 놓칠 수가 없었다. 그를 좋아했다. 그래서 나는 27살 그와 만났던 때가 첫사랑인 것이다.


나에게 그가 100퍼센트였기에 나도 100퍼센트의 여자가 되고 싶었다. 사진 속 그녀들처럼 무엇 하나 빠짐없는 여자. 87퍼센트의 나로는 도저히 구현해 낼 수 없던 것들. 예를 들면 외적으로 완벽하게 섹시해서 어떤 남자든 사로잡을 수 있어야 하고 우아하고 지적인 단어들과 따뜻한 목소리와 순수하고 여린 마음으로 반응하고 가정적인 여자겠지


그런 여자가 어디 있어?라고 물어보면 아마 그는 세상에 그런 여자는 있어.라고 답할 것 같다. 그는 100퍼센트 남자인 사람이니까.


이젠 좋아하는 감정의 대상이라기 보단 그리움의 대상이 되어버린 그는 나에게 참 많은 것을 알려줬고, 그를 만나기 전과 후의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대략 87퍼센트의 여자로 살게 해 줬으니 말이다. 당신도 생각하나요? 백 퍼센트 남자의 정의를. 끊임없이. 나와 같이. 무라카미 하루키도 몰랐던 추상적인 그 이미지를요.


오늘도 결국 당신이네요.


구독자님들의 백퍼센트 여자는 어떤 여자인지요

작가의 이전글 더 추워져라 너의 따뜻함이 더 귀해지도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