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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영 Dec 14. 2023

[blue hour] 클린미트에서 슬러티 비건까지

대체육과 채식 이야기�


여전히 읽고 있어요?




네, 여전히 읽고 있어요. 퇴근 후 든든히 밥을 먹고, 산책을 하고 천천히 읽어 둔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나누고 싶어요.





대체육과 비건브랜드 이야기



제로 웨이스트, 비건, 페스코 식단, 대체육 등 아마 다이어트와 가치소비에 관해 관심 있는 2-30대 여성이라면 한번쯤 관심 가져봤을 만한 카테고리일 거예요. 조금 흉내라도 내볼 참이면 현실에서 적용하기 여간 까다롭다는 것도 덤으로 알게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그런지 이 기사가, 유독 눈길이 갔어요. '지구의 건강' '동물보호' 같은 구호를 외치며 축사에서 기르는 고기와는 양과 질적으로 다르다는 걸 어필하던 대체육이 무슨 일일까나?


대체육, 첨가제 범벅 가짜고기 논란?


 � 클린미트가 뭐야?  클린미트는 동물에서 세포를 채취해 실험실에서 키우는  ‘배양육’으로 동물세포를 배양액 속에서 키운 뒤 콩 등 식물성 단백질을 첨가하고 조미 등 가공을 거쳐 3D 프린팅으로 고기와 같은 모양과 질감을 구현한다고 해요. 이 과정이 축사에서 키운 고기와는 다르게 깨끗한 과정을 통해 재배한(?) 고기여서 클린미트라고 불린다고.


� 클린미트가 주목받던 이유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지구의 건강, 동물보호와 같은 윤리적인 측면에서 채식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다 보니 그런 면에서 대체육은 채식주의자들에게 육류에 상응하는 영양소를 제공하고 환명과 생명 윤리의 가치관까지 가져갈 수 있는 '건강한 채식'으로 주목을 받았죠! 




데이터는 그렇지가 않아...?


그런데 또, 찾아보니 mz세대의 '가치소비'가 늘며 채식과 대체육에 관한 소비가 늘었다 혹은 늘 예정이다.라는 그럴싸한(?) 가정을 뒤엎는 데이터가 있더라고요. 한국리서치에서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여에게 '채식'과 '대체육'소비에 관한 여러 질문을 던졌는데, 반전으로 채식은 5-60대 여성 층에서 훨씬 소비가 많거나 많을 예정이고, '채식'과 '대체육'의 소비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라는 데이터가 나오네요. 여전히 mz 세대의 '가치소비' 트렌드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요.



채식의 이유는 여전히 '나의 건강을 위해서' : 설문에 의하면 향후 채식주의를 실천할 의향이 있는 이유로는, ‘내 건강을 위해서’가 82%로 가장 높고요. 반면, ‘환경 보호를 위해서’(31%), ‘동물 보호를 위해서’(20%) 등 흔히 말하는 가치 소비, 신념과 관련한 응답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인 걸 알 수 있어요.  2-30대 역시 ‘건강’ 목적으로 채식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이 가장 높지만,  ‘환경 및 동물권 보호’와 같은 가치, 신념의 이유로 채식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높은 걸 보면 MZ세대를 중심으로 채식의 계기가 다양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겠고요.


��채식은 대부분 건강 생각하는 고령층의 것.. : 요약해 보면 '채식은 MZ세대 중심으로 ‘가치소비’라고 하는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는 가설을 주장하기는 좀 일러 보이네요. 아직은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은 고령층이 건강을 목적으로 채식을 실천/지향하고자 하는 의향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어요. 이건 마치 mz세대의 배신(?) 채식과 대체육에 관심 많아서, 마켓 컬리에서 콩고기 고르다가 너무 맛이 없어서  관둔 가라 베지테리언(?) 30대 여성인 저보다 건강관리 하느라 늘 하루에 한 끼는 샐러드로 꼭꼭 챙겨 먹는 50대 여성., 우리 엄마가 실제론 채식주의자라는 것을 제대로 반영한 데이터인 듯..




비건은 꼭 그렇게 경건해야 해?


그러다 발견한, 롱블랙노트 "슬러티비건" 이라니. 2018년 미국 애틀랜타에서 푸드트럭으로 출발해 비즈니스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아 1300억짜리 비즈니스가 된 '비건버거'브랜딩에 관한 노트였어요. 이 브랜드를 창업한 콜의 속세와 다르게 경건히 도 닦는 자세로 하는 '비건' 라이프가 아니라 더 새롭고 포용적인 인사이트가 돋보이는 노트여서 꼭꼭 공유하고 싶었어요.


발칙한 비건버거 'slutty vegan' : 슬러티 비건의 창업자는 35살 흑인 여성, 핑키 콜. 브랜드의 네이밍에서 볼 수 있듯 평소 '채식'에 관해 가지고 있는 선입견을 뒤엎는 발칙한 이름이기도 하죠. 콜은 섹스와 음식이 주는 '궁극의 행복감'이 결국 같다고 보았기 때문에 이런 네이밍을 했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불량함으로 채식의 틀 깨기 : 저는 채식이나 대체육을 찾는 분들이 차지하려는 묘한 '도덕적 우위'의 선점이 늘 약간 불필요하게 느껴졌거든요. 창업자인 콜은 그 부분에서 다른 인사이트를 챙겨요. 콜은 ‘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고 싶어 하는 채식 식당’을 겨냥했다고 해요. 정갈한 느낌의 비건 식당이 아니라, 장난스럽고 도발적인 콘셉트로 고기 러버들의 관심까지 끌겠다는 전략을 펼친 거죠.






섹스와 음식은 가장 즐거운 경험


 콜의 이런 인사이트가 식물성 식품에 대한 장벽을 허물고,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에 효과적으로 먹혔다고 해요. 현재까지도 슬러티 비건의 주 클라이언트는 '논비건'인 일반인들이 정말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엄격한 채식주의자뿐보다는 간헐적으로 육식을 하는 플렉시테리언과 육식을 즐기는 일반인이 거부감 없이 찾는 브랜드가 된 거죠.









콜은 여기서 더 나아가, 비건뿐만 아니라 비건을 강요하지 않으며 논비건까지 포용하는 쿨-한 애티튜드를 보입니다.







비건과 논비건도 포용하는 쿨한 태도



고기를 먹는 것은 당신의 권리입니다. 하지만 채식 버거를 먹어도 괜찮고, 식물성 소시지를 먹어도 괜찮아요. 저는 사람을 다그치지 않고도 비건 버거가 맛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어요. -핑키 콜







비건이건 논비건이건 모두를 포용하려고 하는 관점이 돋보이는 이 인터뷰가 제일 기억에 남아요.


다소 경건하고 까탈스러워 보일 수 있는 채식주의자의 영역을 보란 듯이 섹시하게 뒤집은 마케팅적 시각도 킵킵!



롱블랙 노트부터 신문기사까지 분석하면서 햄버거 얘기를 계속 보고 있자니, 집 앞 수제버거집 후다닥 들려서 '과카몰리 버거'를 맛있게 먹었습니다, 음홧홧. 전 여전히 비프 패티지만요. 검색해 보니 슬러티 비건에 대규모 투자를 유치해 주었던 '쉑쉑'에서 비건 버거를 판매한다고 하길래 다음에 꼭 가서 먹어보기로 했습니다, 헤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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