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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nny Sep 03. 2015

브리즈번 도착 그리고 농장 가는 길

출국날 아침


대구에서 인천공항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아침부터 서둘렀다.


내가 짐 싸는 모습을 어머니께서 보시더니 우셨다


‘한국에서 돈 벌면 되는데. 외국까지 가서 왜 고생하려고 하노.. “


“엄마 울지 마라 죽으러 가나?”


나도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걱정하실까 봐 태연한 척 말했다.


17살 때 고등학교를 자퇴를 하고 그때부터 여러 가지 일들을 했다.

17살 11월쯤. 사촌형 가게에 일 하러 간다고 이모차를 타고 서울 가던 날

나는 돈 많이 번다고 신났었는데 어머니께서 많이 우셨다


그때는 몰랐는데... 이제는 어머니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워홀러마다 각자 목표가 있을 것이다


나는 딱 2가지다

돈과 경험


2년 동안 가족들과 못 볼 생각하니 슬펐지만

애써 웃으며 기차 안에서 창문 밖으로 엄마랑 누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아직은 한국말이 통한다.


절차를 밟고 3시쯤 홍콩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홍콩을 경유해서 가면 비행기 값이 싸다

근데 말도 안 통하는 홍콩에서 미아가 될까 봐

가족도 걱정하고 친구들도 걱정하고 나도 걱정했다.


친구들은


"어미새가 새끼 보내는 심정이 이런 건가?" 라며 걱정했다.


홍콩에서 경유는 생각보다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서울에서 지하철 타는 거 보다 쉬웠다.


하루가 지나고 아침 8시 40분쯤 호주 브리즈번 공항에 도착했다.


입국심사 때 대답 잘  못하면 입국 못하는 거 아니냐...


상비약 가지고 왔는데. 이거 때문에 큰 일 나는 거 아니냐...


걱정 많이 했다.


입국 심사하는 호주인이 묻는다.


“유 워킹홀리데이 비자?”


“yes...”


입국심사 끝.


일어나지도 않는 일은  걱정하지 말자.


오늘 계획이다


1. 옵터스 매장에서 휴대폰을 개통한다


2.NAB은행에 가서 한국 직원에게 인터넷으로 미리 신청한 계좌를 열고 체크카드를 받는다


3. 브리즈번 버스터미널에서 스탠소프(농장지역)로 간다


4. 한국에서 미리 접촉한 쉐어하우스 마스터를 만나 집으러 간다.


한국에서 구글 맵스로 은행과 터미널이 어디 있는지 동선을 파악하고

스탠소프로 가는 버스가 몇 시에 있는지 다 파악했다


프리즈브레이크에 석호필이 된 기분이었다



마침 공항에 옵터스 통신사 마크가 보이는 편의점이 보인다.


"아이 니드 프라이패드 유심 30$ 프리페이드"


시간이 지나서 지금 생각해보면 영어도 잘못하면서 무슨 배짱으로 혼자서 워킹홀리데이를 갔는지

의문이 든다.


호주 편의점 할아버지가 알아듣고 심카드와 30$를 충전할 수 있는 번호와 영수증을 준다.


'어라. 블로그에서는 이렇게 말하면 개통까지 해준다고 하는데..’


할아버지 까칠해 보여서 어떻게 하는지 묻지도 못했다


영어도 못하닌깐. 어떻게 물어야 할지도 모른다


혼자서 끙끙 거리다가 젊은 인도 남자 직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헬프미 헬프미 헬프미"


인도 남자 직원이 폰을 이리저리 만지더니  개통해준다


"땡큐 땡큐 땡큐 땡큐".


브리즈번 시티로 나가려면 공항에서 지하철을 타고 나가야 한다.


3층으로 올라 가보니 매표소가 보인다.


“아이 니드 티켓 아이엠 고잉투더 센트럴 스테이션”


“!@$%## one way? #$@$#?”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내 느낌인데 한번 갈 거냐 왕복이냐 물어보는 거 같다


“원웨이!”


“식스틴 달러”


60달러를 꺼내서 직원에게 건넸다.


직원이 웃으면 말한다


“나머지는 팁이냐?”


16달러를 달라고 했는데 60달러로 착각했다.


국제적  호구될뻔했다.


근데 신기한 게. 직원이 무슨 단어로 어떤 말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그 사람과 의사소통이 됐다. 신기하다


시티에 도착.


시티에 도착해서 담배가 피고 싶었다.


호주 담배값이 비싸다고 해서 이참에 끊으려고 했는데.

그래도 한번 펴보고 싶었다


지하철역 편의점에 가서 직원에게 말했다

“아이 니드 시가렛 말보로 라이트”


“투 애니세븐달러”

짧은 시간이었지만. 많은 생각했다


‘17달러라고 한 건가? 아닌데 투 애니세븐이면 27 달러면 2만 7천 원인데 “

일단 안 사기도 뭐해서 돈을 건넸다.


담배를 피우며 생각했다

‘2만 7천 원주고 담배 피닌깐 담배 맛이 없네.. 뭐 이래 비싸 이참에 끊어야지 “


일주일 후

“포몰이라는 담배가 40 가치에 26달러라고요?? 우와 진짜 싸네요”

사람은 쉽게 안 변한다. 환경에 적응한다.


캐리어를 끌고 구글 맵스로 본 로드뷰의 기억을 더듬으며 nab은행을 찾아갔다.

동양인으로 보이는 여직원에게 가서 말을 걸었다


“아이엠 루킹포 코리안 스텝”

“네 전데요?”


한국에서 인터넷으로 NAB은행 계좌를 미리 신청해서 도착한 날 카드를 바로  발급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복대에서 호주달러로 2000불을 바로 입금했다.


은행업무 보면서 느낀 건데. 호주는 여유로운 나라인 거 같다.

사람들이 정말~ 여유롭게 업무를 본다.


여직원이 버스 탈 때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짐은 은행에 맡기고 시티 구경하라고 한다

친절하시네요.




근처에 회사가 많아서 그런지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은 점심시간에 자기만의 도시락을 들고 공원 벤치에서 점심 먹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나도 마트에서 샌드위치와 우유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브리즈번 시티에서 화장실 찾기가 제일 힘들었던 거 같다.

"웨얼 이즈 토일렛!!!!???"


화장실 찾다가 시티구경은  다 했던 거 같다.


주방에서 일할 때 강남에 가게가 있어서 거기서 살았던 적이 있는데


브리즈번 시티를 보며 생각했는데

서울이 세계적으로도 꿀리진 않구나 생각이 들었다.




시간이 되어서 캐리어를 끌고 버스터미널로 갔다.


매표소가 어딘지 몰라서 보안요원처럼 보이는 사람에게 매표소가 어디냐고 물어봤다


"웨얼 이즈 티켓 오피스?”

보안요원이 매표소까지 길안내를 해준다.


"땡큐"


매표소 직원에게

“아이엠 고잉투더 스탠소프 아이 니드 티켓”


매표소 직원이 날 쳐다보며 말한다

“@%#%3#$#$#%%@##$@ 2F “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2F라고 하는 걸 보니 2층으로 가라는 거 같다.


“땡큐..”


영어를 못하다 보니. 홍콩 공항에서 브리즈번까지


회화어플을 쓰면서 비벼 왔다, 설국열차에 송강호를 보는 거 같았다




시티에서 일 하려면 영어공부가 절실하다는 걸 느꼈다


한국에서 공부 좀 하고 올걸... 후회가 되었다


5시 30분쯤.


브리즈번에서 버스 타고 9시 40분쯤에 스탠소프에 도착한다

.

호주에 도착하자마자 농장으로 가는 이유는 세컨비자를 바로 따고 시티로 이동하기 위해서다


세컨비자를 따기 위해서 농장이나 공장 등에서 88일을 일해야지

호주에서 1년 더 있을 수 있다


난 안 겪어봐서 모르겠지만 카불쳐 보웬 같은 농장지역은 한인사람들이 한국사람들을

그렇게 등 처먹는다고 한다


인터넷으로 여러군데 알아본 결과 청정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스탠소프를 선택했다.


브리즈번에서 버스 타고 4시간 거리


버스를 타고 스탠소프 가는 길


햇빛이 너무 눈부셔 선글라스를 끼고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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