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is patient, love is kind.
사람마다 외국어를 배우는 속도에 차이가 있다.
무엇이 그 차이를 만들까?
누군가는 '공부 방법'
혹은 '언어 머리'라고 답할텐데..
난 외국어에 대한 애정도 한몫 한다고 생각한다.
외국어와 사랑에 빠지면 어떻게 될까?
하루종일 그 언어를 줄줄 외우고 깊이 파고들어도
전혀 힘이 들지 않는다.
그것에 푹 빠져있는 2-3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간다.
몰입의 힘이다.
일반적인 사람이 2년에 걸쳐 배울 방대한 내용을
1년 혹은 6개월 안에도 섭렵할 수도 있게 된다.
알고싶은 것이 생기면 내가 능동적으로 찾아보고
그렇게 어렵사리 알게된 정보는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저는요.. 아무리 해도
외국어에 애정이 안생겨요.
그럼 어떡하죠?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그렇듯,
사랑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뭐든 처음부터 깊게 사랑에 빠지기 힘들다.
사랑인 줄 알았지만 하다가
중간에 나가 떨어졌다면?
그건 아마 한순간 불타올랐던
호기심이나 감정에 그쳤던 게 아니었을까.
여기서 내가 말하고 싶은
(외국어에 대한) 사랑이란..
누군가와 첫눈에 단숨에 빠지는 사랑이 아니라,
매일 보고 매일 함께 있다보니
정 드는 느낌과 좀 더 비슷하다.
경험 상, 외국어와 사랑에 빠지려면
최소 1년 정도 정 드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 첫 1년은 어느 언어든 꽤나 지루했다.
왜? 아는게 하나도 없으니까.
이 지루함을 잘 달래가며
하루하루 살을 맞대고 부비다보면
나도 모르게 그 언어에 푹 빠지게 되는 날이 오는데..
그 때야 비로소 외국어와 사랑에 빠진 것이다!
외국어를 습득하는 모든 과정이
한결같이 지루하고 재미없으면
끝까지 지속해나가기 힘들다.
뭐든 재미가 있어야 그걸 원동력으로 삼아
꾸준히 해나갈 수 있게 되는데,
그게 다 처음부터 재미있을 수는 없다는 말이다.
사랑에 빠지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여름같이 지루한 과정을 겪어야 한다.
그러다 어느 순간 그 매력에 빠지게 되면,
의지와 상관없이 그것을 계속 지속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첫 1년은 지루하고 힘들었지만,
매일 밥먹듯 하는 습관으로 자리잡게 되면
더이상 힘들지 않을 것이다.
그 땐 아마 하루라도 빠지게 되면
마음이 그렇게 허할 것이다.
더 알고 싶고 더 배우고 싶어서
나도 모르게 책을 붙들고 있는 시간이
점차 늘어나게 될 것이다.
외국어와 사랑에 빠지기 위해
첫 1년을 잘 유지해나가 보자.
그때까진 내 스스로를 잘 달래주며
살살 해나가야 한다.
외국어의 매력에 스며들어
절대 헤어나오지 못하게 될
딱 그 날까지만 지속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