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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마리곰 Aug 14. 2020

영어도 못하면서 어떻게 얘기하니?

파파고와 구글번역기

마지막 학력고사세대. 입시 위주의 영어로만 공부했었다.  공부를 너무 잘하는 수준은 아니었어도 학교다니는 동안 영어말하기대회도 나가고 나름대로 내   좋은 줄 알았었는데...

 

47세 전업주부 아줌마의 영어. 아이들이 내 발음을 따라하며 놀리기도 하고 실력을 비웃는다. 그리고 나는 국인을 만나면 정말 쉬운 말 한마디가 제대로 안나온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요즘 세상에는 번역기가 있다. 파파고나 구글 번역기는 정말 고마운 존재다. 그래서 그들과 말로는 간단히 얘기하고 집에 와서 오늘 있었던 일을 장문의 글로 쓴 다음 번역기를 돌린다.  내가 다시 보면서 수정한 다음 메일이나 톡으로 전송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꺼번에 전송한다.  어 사용자들을 만나며 가장 아쉬운 대목이 그것이다. 모든 상황을  자세히 설명할 수가 없고 아주 간단히 설명할 수 밖에. 나의 영어회화 실력이 매우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파파고 구글번역기 감사합니다.


그러다보니 나는 의외의 능력치를 갖게 되었다.

번역기가 일을 잘하게 하는 법을 터득함.


번역기가 일을 잘 하게 하려면


1. 일단 내가 한국말을 명확하게 해야한다.

국어 문법에 맞게 주어 목적어 서술어등을 확실하게 써줘야 번역기도 일을 잘 한다. 나는 영어를 못한다고 생각해서 번역기를 자주 돌리다보니, 내가 평소에 주어 없이 한국말을 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역기를 돌리기 위해 한국어 실력이 늘어가는 이 기분은 뭐라 형용할 수 없다.


2. 비교적 정확한 번역을 위해서 꾸로도 돌려본다. 나는 보통 파파고를 이용해서 한국어를 영어로 바꾼 다음 번역해놓은 영어를 다시 파파고와 구글 번역기로 한국어로 돌려본다. 맘에 들지 않으면 한국어 표현을 수정해서 다시 이 과정을 반복해본다. 그러다보면 뉘앙스가 조금 다른 것도 발견할 수 있고 문장이  정교해진다. 번역기의 능력치가 점점 좋아지는 걸 느끼고 있어 앞으론 순서가 달라질 수도 있겠다.


나의 이 번역기 돌리는 과정을 본 딸아이가 마디 던지고 간다.

"음... 내가 엄마 닮았구나. 나도 번역기 잘 돌려."라고.


슬쩍 뒤통수를 치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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