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읽고 쓰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ateBloomer Apr 08. 2023

죽어갈 것인가 살아갈 것인가

당신도 느리게 나이 들 수 있습니다 - 정희원


 이제껏 건강과 수면, 식습관에 관련한 책을 5권 이상, 마음 챙김 관련 책을 3권 이상, 습관과 중독에 관한 책을 5권 이상 읽어왔다. 그리고 이 책으로 모든 것이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이 책이 모든 책을 통틀어 가장 훌륭한 책이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짧지만 건강한 생활 습관과 식습관, 수면, 중독, 마음 챙김, 인생의 가치에 대해 잘 설명한, 한 권의 요약서 같은 느낌을 받았다. 깊은 맛은 부족하지만 다양하게 두루두루 맛볼 수 있는 김밥천국과 같은 책이랄까.


 이 책은 크게 두 가지, 좀 더 나누면 네 가지의 기둥으로 노화를 막을 수 있다고 한다. 목차는 네 가지이지만 나는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고 봤다. 한 가지는 신체 건강과 식습관이고, 다른 한 가지는 정신 건강과 마음 챙김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다이어트 방식이 쏟아져 나와있다. 1일 1식부터 저탄고지, 케톤 다이어트, 덴마크 다이어트, 존 다이어트 등등. 방법론마다 다르겠지만, 웬만한 다이어트 방법에 칼로리 제한이 들어간다. 하지만 이는 반만 맞는 방법이다. 우리는 칼로리에 집중하기보다 인슐린에 더 집중해야 한다. 


이런 생활방식이 습관화되면 삶 전반에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근육이 급속하게 빠지면서 자세를 지탱해야 할 코어근육과 후방사슬근육이 취약해진다. 배가 나오고 등이 굽는다. 목과 허리가 아프다. 운동을 하자니 몸이 무겁고 체력이 떨어진다. 체중은 더 늘어난다. 실로 어마어마한 악순환의 파도다. (p.25)

 인슐린을 급격하게 올리는 음식, 즉 정제된 탄수화물(밀가루, 흰 쌀, 떡, 빵 등)이나 단순당(사탕, 초콜릿, 탄산음료 등), 그리고 초가공식품(설탕, 통조림 등)을 먹으면 칼로리는 높지만 실제 에너지로 쓰지는 못 하고 인슐린만 급격하게 올린다. 그러면 스트레스는 증가하고 인슐린이 떨어지면 당이 땡겨서 또 인슐린을 높이는 음식을 찾게 된다. 에너지로 쓰지 못하니 뱃살이나 간에 지방이 쌓이고 결국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이 되어 버린다. 이런 음식을 더욱 찾게 되어 자제력도 잃어버리게 된다. 




 옛날에는 스마트폰도 TV도 없던 시절이라 자연을 보며, 벌레 소리를 들으며, 악기 연주를 하며 자연스레 마음 챙김을 할 수 있었다. 몰입하기 좋은 몸과 마음의 상태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나, 정말 너무너무나 몰입을 하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손바닥 만한 스마트폰에서 24시간 내내 내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하는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온다. 내가 콘텐츠를 소비하는 속도보다 콘텐츠가 생산되는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 이제는 마음 챙김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눈 감으면 코를 베어가는 세상이 아니라 눈 뜨면 내 정신을 베어가는, 베어가는 줄도 모르게 베어가는 세상이 되었다. 우리 자신을 적극적으로 지키고 몰입을 통해 더 행복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려면 마음 챙김은 필수이다.


이제는 이러한 활동으로 얻는 보상의 정도가 스마트폰이 주는 보상 강도를 이기지 못한다. SNS 게시물을 확인할 때, 메신저 알림이 울릴 때, 메일이 올 때, 새로운 동영상을 발견할 때 분비되는 도파민은 훨씬 강력하다. 결국 스마트폰 화면을 제외한 실제 세상은 흑백 화면처럼 바뀌어 보인다. (p.36)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이 두 가지 큰 기둥은 서로 연결이 되어있다. 식습관이 엉망이어서 몸이 망가지면 자제력을 잃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와 마음 방황 상태가 된다. 그러면 더 쉬운 자극을 찾게 되고 자극이 약하고 얻기 어려운 자극들(책 읽기, 자연 감상, 악기 연주 등)은 피하게 된다. 약해진 의지력은 몸에 나쁜(하지만 입은 즐거운) 음식을 찾게 만들어 몸은 더 나빠지는 악순환에 빠지고 만다.




 이 대목에서 김종국의 명언이 떠오른다. 단순히 건강해지기 위해 뭐 하나를 먹고, 안 먹고, 운동을 하고 안 하고 그 정도의 문제가 아니다. 삶의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 근육 연금이라는 말이 있다. 젊을 때 근육이 더 잘 생기고 늙어서는 근육이 더 잘 생기지 않는다. 오히려 아파서 운동을 제대로 못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렇다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근육을 키우고 올바른 식습관을 가져서, 나이가 들었을 때 연금처럼 그 효과를 조금씩 뽑아 먹어야 할 것이다. 



 현대 의학은 증상을 치유하는 데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하지만 지금 사회는 초고령화 사회에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근원적인 치료는 없고 목숨을 연명하는 증상에 맞춘 치료가 대부분이다. 하나뿐인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알아야 한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하든 우리의 몸을 써야 한다. 일류 카레이서가 자신의 차량을 꼼꼼히 점검하듯, 세계적인 음악가가 자신의 악기의 상태를 세밀하게 관리하듯, 우리도 우리의 몸을 하나뿐인 도구라 생각하고 공부하고 관리를 해줘야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어떤 모습으로 죽음을 만날 것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