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복판에서 길 잃음
구글맵 하나 믿고 덜컥 학교에 혼자 버스 타고 가보기로 했다. 장장 1시간 30분 거리에 버스도 중간에 한번 갈아타야 한다. 버스만 제대로 타면 내리는 거야 괜찮은데 문제는 갈아타는 구간이다. 워낙 길치+방향치 인데다가 이곳은 오래된 도시이다 보니 거미줄처럼 얼기설기 엮어있는 곳이 많다.
그런데도 '구글맵 하나면 되겠지, 예전처럼 종이 지도 들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라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나의 길치력을 너무 과소평가했다...
중간에 다운타운에서 갈아타야 하는데 도저히 맞는 버스 정거장을 찾을 수가 없다. 뱅글뱅글 돌고 아무리 맵을 뒤져도 이게 길 건너인지 대각선 건너인지 모르겠다. 구글맵엔 버스 정거장이 도로 한가운데도 뜬다. 이쪽인지 길 건너인지 똑바로 표시하라고! ㅜㅜ (PC버전, 웹페이지에서는 나온다.)
설상가상으로 옆에서 봉지 흔들면서 혼자 중얼중얼 거리는 놈, 대낮부터 취한 건지 비틀거리며 담배 피우는 놈, 옆에서 잘 있다가 지들끼리 쌍욕 하면서 싸우는 놈들까지...
한 시간을 헤매다 결국 제이에게 SOS를 치고 제이가 차로 데리러 올 때까지 안전해 보이는 건물 로비에 들어가 있었다. (길 하나를 건너자 오피스와 호텔이 늘어선 완전 다른 분위기의 시내가 나왔다. 다신 반대쪽으로는 가지 말아야지..)
내일 버스 타기 다시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