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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지 Apr 19. 2019

그리스인 조르바


한 기업의 대표이신 분은 이맘때즘 <그리스인 조르바>를 다시 읽는 다고 합니다. 꽉 짜여진 일과 속에서 소설을 꺼내 읽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매일 매일을 만족스럽게 살아 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아침에 눈떠서 정신 없이 하루를 보내고 나면 어떨 때는 상실감에 허전해 할 때도 있습니다. 스스로에게 높은 기준을 주고 그것을 달성하라고 닦달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요. 나이가 들고 책임감이 커질수록 눈치를 봐야 하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반드시 해야할 일들도 많아지고, 스스로 얽매어 어찌 할 바를 몰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저에게 조르바는 이렇게 반문합니다. “‘왜요’ 가 없으면 아무 짓도 못합니까? 당신 역시 저울 하나를 들고 다니면서 매사를 정밀하게 달아보는 버릇 말이요. 자 친구! 결정해요. 하고 싶으면 딱 눈감고 해버리는 거요!” 라며 말이죠.



 집으로 돌아와 <그리스인 조르바>를 뒤적입니다.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아예 생각도 안 합니다. 내일 일어날 일은 묻지도 않지요. 내게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입니다”에 밑줄이 쳐져 있습니다. 제 블로그의 타이틀 클리나멘과도 일맥상통하는 말이죠. 지극한 현실주의자를 오랜만에 다시 만나니 반갑더군요. 세상을 항상 신비롭게 바라보는 그의 모습을 곳곳에서 발견합니다. 어제 본 핀 꽃나무, 날아가는 새에게도 놀라며, 모든 사물을 처름 보듯대합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매일 똑같이 대하는 사물 어느 하나 어제와 같지 않죠. 그것을 조르바는 태생적으로 알아봤습니다. 마치 '처음 본 것처럼, 두 번다시 못 볼 것처럼’ 상대하는 것입니다. 알다시피 조르바는 무식쟁이 입니다. 하지만 그 마음만은 광활하게 열려있습니다.  


 

가슴은 배짱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이 환갑을 지났지만 그의 열정은 식을 줄 모르죠.


어릴 때 가슴속 열정은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곧 이런 숭고한 가치들은 너무나 자주 비린내 나는 현실에서 소멸되곤 합니다. 그럴때면 일상의 족쇄를 풀고 새로운 깨달음을 찾아 여행을 떠나야 겠죠. 하지만 곧 푸념하는 자신으로 되돌아 앉곤 합니다. 어쩌면 조르바처럼 살아가는 게 태생적으로 불가능한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리스인 조르바>를 쓴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그는 살아 있는 가슴과 커다랗고 푸짐한 언어를 쏟아내는 입과 위대한 야성의 영혼을 가진 사나이, 아직 모태인 대지에서 핏줄이 떨어지지 않은 사나이였다. 라고 회상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그는 짐승입니다. 맘껏 자유를 춤 출수 있는, 그러나 마음이 내켜야 한다는 본능의 인간이기도 합니다. “인생의 신비를 사는 사람들에겐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는 사람들은 살 줄 몰라요.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아시겠어요?” 한 해의 계획을 세우고참 지난 ㅈ금금차제 속에 조르바를 다시 들일까 합니다. 하루 종일 충만을 느끼는 일상에 대한 한가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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