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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indy Yesol Lee Sep 10. 2023

나에게도 이런 일이!!

임신해 버렸다

 고등학생 때는 대학은 남의 일 같고 대학 다닐 때는 취업은 남의 일 같고 미혼일 때는 결혼은 남의 일 같더니 결혼 후에는 임신이 남의 일 같았는데..

 올 초부터 꾸준히 산부인과를 다니며 본격적으로 임신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생리를 하며 뭔가 역시 나한테는 어려운 일인 걸까 하고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8월까지 시도해 보고 그 후에는 시술의 도움을 받자며 나에게 기한을 주니 마음이 좀 편했고 8월에는 자유시간이라 생각하며 헐렁한 생각에 병원에 배란날짜 받는 것도 늦게 갔다. 이미 갔을 때는 배란 후였다고..


 8월 셋째 주 주말즘해서 속옷에 갈색피가 묻어서 혹시 이게 글로만 보던 착상혈인가 싶었다. 약간 어지럽기도 했다.

 8월 넷째 주 생리 예정일 하루 전에 혹시 싶어서 임신테스트기(얼테기)를 사서 검사해 보니 진한 두 줄이 바로 나와버렸다. 너무 놀랐다. 믿기지 않아서 다음 날 또 해봤는데 두 줄!

 오빠랑 기뻐서 껴안고 웃었다. 저녁에 오빠가 도착예정 시간보다 늦게 와서 왜 이렇게 늦나 했는데 롯데몰까지 가서 꽃다발과 빵집 마감전에 막 뛰어가서 가장 비싸고 맛있는 케이크 주세요 하고 케이크를 사 왔단다. 고맙고 기뻤지만 아직도 확실한 건 아니라는 생각에 설레발이라며 좀 나무랐다.

 8월 마지막 주 수요일에 다니던 산부인과에 가서 검사해 보니 임신이 맞았다. 난황을 확인했다. 우와! 정말 기뻤다.

8.30. 5주

 부모님들께 가장 먼저 알려드리고 싶어서 엄마한테 전화해서 말씀드렸더니 엄마가 환호성을 지르시며 너무 좋다고 하셨다.ㅎㅎㅎ 아빠도 옆에서 기뻐하셨다.

 가족 단톡방에 첫 초음파 사진을 올렸더니 형부와 언니가 너무 기뻐하며 좋아했다. 가족들이 좋아하니 나도 더 신났다.

 시댁 부모님들도 얼마나 좋아하실까 싶어서 오빠가 퇴근하자마자 전화를 드리려고 했는데 오빠가 장모님과 먼저 통화를 해야겠다길래 하라고 했다. 예의 바른 박서방.

 두근두근 시댁 단톡방에 초음파 사진을 먼저 보내고 전화를 걸어 임신 사실을 알려드렸다. 시어머니께서 너무 좋아하시며 그동안 내색은 안 했지만 엄청 기도하고 계셨다고 울먹이셨다. 시아버지께서도 수화기 너머로 기뻐하고 계신다고ㅎ  

   

 이렇게 양가에서 좋아하시니 임신 안 했으면 어쩔뻔했나 좀 아찔하기도 했다. 사실 8월까지 임신이 안되어도 시험관 이런 거는 좀 나중에 하든지 하고 그냥 신의 뜻에 맡기고 없으면 그냥 우리 둘이 잘 살자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여하튼 축복처럼 딱 알맞은 때에 찾아온 임신이다. 태명은  파르나스 호캉스 갔을 때 생긴 걸로 추정돼서 5성급 호텔이라 오성이로 내가 정했다. 오빠는 좀 민망해하지만 뭐 어때ㅋㅋ

 지금은 9월 10일로 6주 5일 차다. 설레고 기쁘지만 불안도 많다. 초기 유산에 대한 두려움, 몸이 겪을 불편함과 고통, 출산 후의 줄어들 나의 자유시간 등.


 어제는 입맛이 너무 없고 숙취처럼 속이 불편해서 식사를 겨우겨우 했다. 그런데 치킨은 괜찮은 게 신기. 그런데 오늘은 또 괜찮은 듯? 그래도 많이 먹기는 좀 힘들다. 입덧이 있다 없어지면 위험하다는데 속이 괜찮아지면 더 걱정된다. 가슴 통증도 계속 있다가 언니한테 마사지를 배우고 좀 해서 그런지 아니면 산부인과 간 이후로 첨으로 어제 남편과 큰 뽀뽀를  해서 그런지 가슴이 갑자기 부드러워지고 통증이 많이 줄었다. 이것도 걱정된다. 그렇지만 병원에서 잠자리 갖는 거는 상관없다고 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자.


 얼른 일주일이 지나서 병원에 초음파 보러 가고 싶다. 심장 뛰는 것을 확인하면 안심해도 된다고 하던데 나도 얼른 오성이 심장이 뛰는 걸 확인하고 안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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