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달그림자 Sep 07. 2024

ᴇᴘ. 98 여름

[조각들]



우울과 우수(憂愁) 사이


요즈음 나의 일과는 시간을 심어 열매를 기다리는 일이다,


아닌 척하고 살지만 세상에서 가장 편협하고 보수적인 사람은 나 자신이 아닌가 싶을 때가 종종 있다,


영혼이 닮은 사람은 멀리서도 서로를 알아본다고 했으니,


의식 수준과 지적 수준은 분명 다르다 지적 수준은 높은데 의식 수준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맞춤법과 일상 언어의 격을 중요시 여기는 편이다 언어는 곧 그 사람의 인격을 드러낸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는 전문적이거나 고급 어휘를 사용하는 격을 뜻하는 것이 아니며 화려한 미사여구를 사용하는 격도 아니다 그저 한마디의 말이라도 진정성이 담겨 있으며 상대의 미간을 찌푸리지 않게 하는 그런 높은 수준의 격을 말한다,


고등학교 때까지 누가 물으면 나는 호박꽃을 가장 좋아한다 말했다 어쩌다 호박은 예쁘지 않음의 대명사가 되어 이토록 괄시를 받는지 그게 안쓰러워 나라도 호박꽃을 사랑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비가 내리면 많은 새들은 다 어디로 가는지 콧속이 얼어붙는 겨울밤에는 그 많은 고양이가 다 어디에 숨는지 늘 그런 게 궁금했다 늘 그런 것만 궁금했다,


영화관에서 나오거나 읽던 책의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찾아오는 고요와 적막을 사랑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