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연결을 발견한 달 — 26년 4월 회고

by 은이 EUN YI

한 가지 고백을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원래 테이커(Taker)였습니다.

인정하기 불편한 사실이지만, 사실입니다.

내 생존이 급해서 타인을 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회사를 나올 때마다 절벽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기분이었고,

다시 꾸역꾸역 기어 올라오는데만 에너지를 쏟았습니다.


절망적인 삶의 한가운데, 저를 구원해 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삶의 최저점마다, 먼저 손을 내밀어준 사람들.

가족, 남편, 친구들... 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긍정하며 때론 저의 못난 부분을 혼내주는 사람들.


받은 사람만이 줄 수 있습니다.

제가 기버(Giver)의 삶을 살게 된 이유는

처음부터 강해서가 아니라 충분히 받았기 때문입니다.

4월은 그것을 깨달은 달이었습니다.


4월 11일 토요일, 신용산.

재원님과 아늑한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고 스타벅스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우리 둘은 그날 총 5시간 30분을 이야기했습니다.


수많은 선택의 순간을 지나 지금의 내가 되기까지.

최초의 꿈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북극성에 대한 이야기까지 뻗어나갔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 저는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온전한 나로 세상에 나갈 수 있겠다'는 강한 자기 확신.


중학교 때부터 여러 페르소나 뒤에 숨었던 제가,

처음으로 '이은이' 그 자체로 설 수 있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누군가가 5시간 30분 동안 편견 없이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다는 것.

그것이 제가 그 주말에 경험한 '진정한 연결'이었습니다.


그 순간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생생하게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현생에 굴복하지 않고, 지금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는 삶을 사는 것에 감사했던 아침이었습니다.


온전히 나로 서기로 결심한 같은 날, 4월 14일 저녁.

2,000명이 넘게 신청해 AI 얼리어답터 170명이 선발된

클로드 블룸 서울 오프라인 행사에 참석했습니다.


행사장을 가는 길이 무척 설레었습니다.

AI 앞에서 나와 같은 불안을 가진 사람들이

그 불안을 넘어서보려 한 공간에 모인다는

사실 자체가 이미 '클로드 블룸'한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네트워킹 시간은 딱 10분이었습니다.

나머지 시간은 일방적으로 연사들의 말을 듣는 자리였습니다.


솔로프리너인 저에게 가장 소중한 자원은

시간, 경험, 연결입니다.

그날 저는 세 가지 모두 충족되지 않았습니다.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글을 썼습니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은이 EUN YI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유니콘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산업과 직군을 가리지 않고 '업'을 찾아 성장한 13년차 커리어 디자이너&스토리텔러. AI와 인류, 스타트업, 앙트러프러너십에 관심이 많습니다.

129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4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