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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떤사람 A Apr 15. 2023

내가 할 수 있는 최악의 저주는 '너는 나와 비슷해'

매일매일을 후회하는 사람들.

난 자의식 과잉 환자다. 

나의 행동이나 말 하나하나가 타인에게 조롱거리나 부끄러운 일이 되지 않는지 항상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 평소엔 콘크리트같이 두꺼운 가면을 쓰고 내 몸을 예쁜 포장지로 둘둘 감싸고 다닌다.

입에는 늘 약간의 미소를 띠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런 포장은 언제든 허물어질 수 있다. 완벽한 연기란 없기에.


그럼에도 늘 얼굴이 붉어지는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

이성을 자제하지 못해 무심코 진심이 툭 튀어나오거나, 만취해 펑펑 울곤 한다.

남 앞에서 속내를 드러내는 건 참 무서운 일이다.

그 속내로 인해 남에게 실례를 범하는 일은 더더욱 무서운 일이다.

그러한 실례로 상대방이 날 '예의 없는 인간', '별로인 사람'으로 낙인찍으면 

수면시간은 반으로 줄어든다.


'내가 그때 왜 그랬을까, 왜 그랬을까'

매일매일을 후회하며 지내는 사람. 그게 나이다.


그래서 난 '혼자가 편하다'는 핑계를 대고 남들과 관계를 맺는 것을 최대한 피한다.

외로움은 내가 선택한 나의 몫이기에 내가 견디고, 이겨내야 한다.


이런 나는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남에게 할 수 있는 최대의 악담은 '너는 나와 비슷한 사람이야'

정도가 될 것이다. 


'나와 비슷한 사람'이라면 응당 나와 같이 자신을 열심히 포장하고 다니는 사람이겠지.

물론 그런 모습과 속내를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은 내게 없다.

하지만 누군가 나처럼 포장을 하고 다니는 걸 내가 알게 된다면


난 그 사람을 '속물', '겉과 속이 다른 사람' 정도로 생각하게 되겠지.

외로운 게 싫은 난 오늘도 책 한 권과 말쑥한 표정을 챙겨 카페로 향한다.

수많은 대화들 속 고독을 느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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