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업 작가가 아닌 일반인이 책으로 돈 벌 확률은 어느 정도 일까? 로또 정도 되지 않을까? 그런데 왜 책을 쓸까? 나? 그래. 나를 두고 하는 말이야. 나는 왜 책을 쓸까? 책을 내고 베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전혀 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지만, 머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책을 내서 대단한 무엇인가 되지 않는다는 것과 돈 벌기는 하늘의 별 따기라는 것을.
그래도 얼마 전 두 번째 책 <달리기는 하루키보다 제가 낫습니다>를 냈고 훗날 또 다른 주제의 책을 낼 것 같다. 이유는 간단하다. 글을 쓰는 행위 자체가 좋다. 책을 내면 성취감이 생긴다. 독자를 만나며 즐거운 일이 하나둘씩 쌓여가기 때문이다. 책이 괜찮다면 독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나는 공헌력에 뿌듯해진다. 책을 내고 친구들과 조촐한 파티를 하고, 그 이후에 일어나는 좋은 일들을 기념 삼아 추억을 쌓는 건 덤이다.
오늘도 출간하면 간혹 만나는 좋은 일이 쌍으로 찾아왔다. 회사로 찾아와 슬그머니 책을 내밀며 사인을 부탁한 업계 선배가 예고편이었다면 다음의 이야기는 감동적인 본편이었다.
퇴근 무렵 고향 친구에게서 카톡이 왔다. "퇴근 언제 해?"
"6시에 하는데..."
"교보문고에서 볼 수 있어?"
"그러자. 이따 봐"
잠시 시간이 흘렀다.
"널 무지 궁금해하는 한 명과 전혀 관심 없는 한 명 같이"
"엉? 그래" 누군지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나는 멍청할 때도 있는 사람이니까.
잠시 또 시간이 흘렀다.
"엄청 이쁜 애들이니 신경 좀 써서 나와~"
"헐ㅋㅋㅋ"
교보문고 광화문점은 회사에서 2백 미터쯤 떨어져 있다. 걸어서 5분이면 충분하다. 잠시 뒤 나는 교보문고에 도착했고 친구에게 전화했다. 멀리서 친구가 보였고 옆에 졸졸졸 따라다니는 두 딸이 있었다. 나의 얼굴엔 미소가 밀물처럼 밀려왔다. 뒤이어 감동도 따라왔다.
이런 감동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분명히 일어난다. 감동은 정신 건강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천연 마약이다. 천연 마약의 유혹을 떨치기는 알콜 중독자가 술 유혹을 이기는 것만큼 어렵지 않을까? 좋은 책을 내면 이런 기분은 또 느낄 테니까. 그렇다고 내 책이 무조건 좋다는 자화자찬은 아닙니다.~~~~
인스타그램에, 블로그에, 밀리의 서재에 브런치에 리뷰가 생기면 기분이 좋아지고 감동한다. 착한 댓글과 리뷰를 남기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드립니다. 그것 또한 응원과 격려가 되어 다음 책을 쓰게 하는 힘이 됩니다. 다음 책을 낼지 어떤 책을 낼지 아직 모르지만, 좋은 글로 보답할게요.^^
이제 고작 책이 나온 지 한 달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책이 어떻게 될지 아직 판단하긴 이릅니다. 책도 사람처럼 생명이 있다면 스스로 살아가는 힘이 있겠지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실제로 어떨지는 모르겠습니다. 책이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켜보고 응원할 생각입니다. 감사합니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