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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Oct 26. 2021

[나루 아틀리에] 마음톡톡 힐링연극

#광진문화연구소 #생활문화 #장은정연출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혼자서 무대에 남아
아무도 없는 객석을 본적이 있나요
힘찬 박수도
뜨겁던 관객의 찬사도
이젠 다 사라져
객석에는 정적만이 남아있죠
침묵만이 흐르고 있죠


1980년 MBC 대학 가요제에서 은상을 수상한 그룹 샤프의 ‘연극이 끝난 후’ 의 노래 가사이다. 보통 무대 위의 배우들은 연기를 펼칠 때, 객석의 관객들과 무언의 대화를 한다. 그 과정에서 배우는 관객의 반응으로부터 에너지를 얻고는 한다. 하지만 의문이 들었다. 배우가 관객 없이 오직 배우 혼자서 연기해보면 어떨까? 아무도 없는 객석 앞에서 연극을 하는 건 의미가 없는 것일까?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9월 중순의 어느 날 충동소극장에 방문했다. 입구는 지하로 통하는 가파른 계단과 바로 연결되는데, 발을 헛딛을까봐 꽤 오랜 시간 조심히 내려가다보니 마치 지상과는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이 곳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연기로 자유롭게 표현


대학로 극장에서만 보았던 새카만 연극 무대용 커튼과 천장에 매달린 조명들을 둘러보고 있는데, 충동소극장을 운영하고 계신 극단의 대표이자 연출가님께서 다가와 간단한 소개를 해주셨다. 10년간 배우 생활을 하셨고, 연극심리치료를 공부하고 계시며, 극단을 창단한 지 벌써 8년째에 접어든다고 하셨다. 이 곳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연기로 자유롭게 표현해 볼 수 있다고 하셨다. 


충동소극장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음톡톡 힐링 연극’ 은 마음의 회복과 성장을 돕는 연극심리상담 프로그램이다. 마음톡톡 힐링 연극 프로그램은 매회마다 동일하게 2가지 세션으로 구성된다. 

1. 근황 토크
  - 한 주간 있었던 일을 헤드라인으로 정리해서 말하기
  - 최근 겪었던 불편한 감정에 대해 말하기
  - 다른 참여자의 불편한 감정을 나의 언어로 대신 표현해주기 

오늘은 타인의 불편한 감정을 읽고 휴지로 그것을 대신 표현해보는 시간이 있었는데, 최대한 그 감정을 온전히 전달해주려고 몰입하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 몸으로 표현하기
  - 몸풀기 : 상대방(다른 참여자)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는 미러링하기
  - 동화 속 인물이 되어 보는 연극을 하며 자신의 내면에 대해 탐색하기

몸으로 표현하는 세션은  직접 참여해보았는데 힘이 쎈 호랑이가 되었다가 신비로운 도마뱀이 되었고, 자연의 순리대로 흘러가는 물이 되어 보기도 했다. 충동소극장의 대표님은 참여자분들이 억압받았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직접 연극을 만들어가는 과정 자체가 스스로를 치유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러한 프로그램을 기획하셨다고 한다. 

마음톡톡 힐링연극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해보니, 충동소극장에 방문하기 전 들었던 의문에 대한 답을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관객이 없어도, 참여자는 배우가 되어 직접 연극 작품을 완성해나가고 있었다. 나의 내면에만 집중하게 되는 그 고요하고 숭고한 시간은 분명히 의미가 있었다. 결국 연극은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연장선 위에 펼쳐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누구나 언제든, 연기하는 배우가 될 수 있으며, 의미 없는 연극이란 없는 것이다. 

가장 솔직한 방식으로 인간의 감정과 감각
그리고 지성을 깨우고,
내 자신의 가능성을 탐험하는 과정


충동소극장은 광진구 뚝섬유원지 근처에 위치한 극단이다. 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연극 워크숍을 진행하며 비전공자도 연극이라는 문화예술의 한 장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가장 솔직한 방식으로 인간의 감정과 감각 그리고 지성을 깨우고, 내 자신의 가능성을 탐험하는 과정에 동참하고 싶다면 지금 바로 충동소극장으로 달려가면 된다. ( 권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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