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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진문화연구소 Oct 26. 2021

[나루 아틀리에] 그림과 글을 동시에

#광진문화연구소 #생활문화 #이정화작가 #이한재작가

이 책 얼마예요?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말이었다. 곧이어 초등학교 6학년 정도 되는 아이가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고 책을 건네 받는다. 아이는 책을 가슴에 안고 책방 문을 나선다. 저 아이가 사간 책에는 온기가 있다. 따뜻함을 만들어내는 동네 작은 책방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운동화 밑의 은행 냄새를 맡고 나서야 가을이 찾아왔음을 알게 된 9월 말, 책방다름상상에서 다르게 생각하고 상상하는 힘을 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가보았다. 

책방에 들어서자, 무언가를 그리고 계신 책방사장님의 모습이 들어왔다. 인사를 건넨 후, 안쪽으로 들어가보니 초등학생 친구들이 열심히 무언가를 끄적거리고 있었다. 광진문화재단 주최/주관 프로젝트 <나루 아틀리에> 중 하나인 ‘그림과 글을 동시에’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아이들이었다.

아이들의 감수성과 창의성을
키워주는 데 도움을 주는 것


그림과 글을 동시에는 그림책 작가와 함께 시를 짓고 그것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을 배우는 수업이다. 그림으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은 동시로,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것은 그림으로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어 아이들의 감수성과 창의성을 키워주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표라고 한다. 수업의 마지막에서는 아이들의 시와 삽화를 시집으로 묶어 하나의 결과물을 만들고 전시를 통해 아이들의 성취감과 자존감을 올려주는 계기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하셨다. 수업은 보통 이 순서로 진행된다. 

1. 주제와 관련한 마인드맵 만들기
2. 비슷한 주제를 가진 다른 시 읽고 분석하기 
3. 마인드 맵핑 한 것 중에 마음에 드는 단어 고르기
4. 그 단어를 사용해 동시를 짓고 서로의 시를 낭송해주기
5. 동시의 내용에 맞는 그림 기법을 배우고 직접 표현해보기

오늘의 주제는 직업이었다. 영화배우 또는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4학년 친구는 ‘아이돌’을, 랩퍼가 되고 싶다는 3학년 친구는 ‘유튜버’를 오늘의 단어로 골라 시를 써 내려갔다. 그리고 동시의 내용과 어울리는 기법인 ‘꼴라주’를 배우고 자신의 시를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으로 꼴라주를 바로 적용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 사용된 꼴라주 재료로는 스티커, 솜 공, 레이스 종이, 눈알 스티커 등이 있었다. 재료는 기법에 맞게 회차마다 달라진다. 지난 작업에서는 롤러와 스펀지를 사용해 물감을 다루어 보았다고 한다. 그림책 작가님들도 아이들의 시선에 맞추어 함께 작업하신다. 재료를 다루는 방법을 먼저 시범으로 보여주시기도 하고 아이들에게 표현 방식을 제안해주신다. 

책방다름상상은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한 작은 책방이다. 독립출판물과 일반 출판물 둘다 판매하며,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가 좋아할 만한 책들이 큐레이션 되어 있다. 또한, 책방에서는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도 열린다. 따스한 햇살이 은은하게 들어오는 이곳에서 그림과 글을 동시에 녹여내고 있는 꼬마 시인들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 권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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