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sther K Apr 04. 2022

봄이로구나~

아직 얼어붙은 내 마음에도 봄이 오기를...

겨우내 죽었던 거 같은 나무에 움이 돋았다. 여전히 아침과 저녁에 쌀쌀한데 한낮에는 사뭇 덮다.

벌써 벚꽃이 피고, 개나리가 노랗게 물들었다. 하루가 다르게 나무들이 파랗게 옷을 갈아입는다.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수줍게 다 예뻐 거듭거듭 서터를 누르게 된다.

그렇게 나도 아주 조금은 웃게 된다.


계절처럼 아무리 추운 겨울이 지나도, 매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여름의 뙤약볕이 있더라도 그렇게 돌고 돌아 봄이 찾아오듯, 나의 하루하루 삶에도 봄꽃이 피었으면 좋겠다.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 안에서 보내는데, 언제부터인지 회사 내에서 여러 가지 인간관계가 꼬이기 시작했다.

견제하거나 인정하거나, 모른 척하거나 받아치거나, 강약을 조절하며 생활하는 것이 사회생활인데,

언제부터인지 그 조절 능력이 사라진 듯하다.

도망가보고도 싶었고, 그만두겠다고 선언도 몇 번 해봤다. 그런데 결국엔 용기를 내지 못하고 이곳에서

'나는 누구, 여긴 어디'를 외치며 정줄을 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고 있는 나만 있을 뿐이다.


분위기를 역전해야 하는데, 남은 에너지가 없다.

쓰러지지 않고 버텨야 하는데 머리를 드릴로 뚫는 거 같다.

다 포기하고 싶은데, 그동안 갈아 넣은 나를 부정하기가 안타깝다.


도움의 손길이라고 생각했는데, 불길 일수도 있고,

믿거라 했는데, 눈뜨고 코 베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호흡이 가빠온다.

'에라 모르겠다~', '될 대로 돼라~' 하고 생각했다가도, 결국에 그 뒷수습은 내가 해야 하므로

눈치만 살피고 있다.


마지막 배팅이다. 최고경영자와의 면담이 내일이다. 지혜롭게 잘 전달하고, 조신하게 빠져 있어야 한다.

말을 아끼되, 포인트는 전달해야 한다. 신의 가호가 나를 감싸길 간절히 기도한다.

봄꽃의 꽃내음처럼 향긋한 미소로 내일을 마무리하길 실눈을 뜨고 터질듯한 머리를 감싸며 다짐해본다.


어떻게든 결론이 날 것이다. 그 무엇이든지, 나는 내가 스스로 자랑스럽기를 소망한다.

겨우내 견디고 꽃을 피우는 저 봄나무들처럼, 나도 버티고 이겨내어 끝내 꽃을 피워내길~


작가의 이전글 자존심과 자존감 사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