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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우 Dec 14. 2018

[세계 음식] 베트남 02 - 커피 편

알고 보니 커피의 나라? 베트남!

벌써 12월 중순에 들어서면서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는 것 같아요. 날씨도 정말 추워졌는데 건강 관리는 잘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저번 주에 브런치 작가가 된 이후로 어떤 이야기를 해보면 좋을지 많은 고민을 했답니다. 더 좋은 이야기들을 들려드려야겠다는 다짐도 했구요!


오늘은 지난주 금요일 첫 번째 이야기였던 베트남 소스 편에 이어 오늘도 베트남 이야기를 준비했어요.

베트남 두 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




베트남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다양한 것들이 떠오르지만, 그중에서 쌀국수와 커피가 가장 먼저 떠올랐어요. 쌀국수가 가장 쉽게 떠오르고, 요새 집에서 간단하게 마시는 커피가 베트남 커피라서 커피가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베트남의 다양한 음식 중에 어떤 것을 소개해드릴까 고민하다, 커피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나라도 커피를 많이 소비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리고 많은 분들이 베트남 여행을 통해 알게 된, 혹은 이제는 마트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베트남 커피이기에 어느 정도 궁금한 점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커피에 관심이 많다고 생각한 포인트는 바로 커피 소비량입니다. 2017년 관세청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커피 소비량은 512잔으로, 하루에 한 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생각한 것 이상의 많은 양의 커피를 소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커피 소비량의 증가에 따라 우리나라 커피 시장의 성장세 또한 추측할 수 있습니다. (아래 참고할 수 있는 기사 링크를 첨부합니다)



또한 제가 커피를 정말 좋아해 커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면서 바리스타 과정을 수료했는데, 이런 경험을 계기로 커피의 다양한 부분을 이해하고 공부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제가 공부한 지식들을 바탕으로 하여 베트남 커피의 이야기와 선물 받았던 베트남에서 커피를 내려먹는 도구인 카페 핀(커피 핀)에 대해서도 소개해볼까 합니다.




세계에서 커피 생산량 2위에 빛나는 베트남의 커피는 어떨까요?


베트남은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이자 수출국입니다. 로부스타 종을 재배하고 생산하는 대표적인 곳이며, 베트남에서 수출하는 품목 중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베트남 커피를 최근 베트남 음식의 유행과 함께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베트남 여행을 통해 베트남 커피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베트남 음식점에서 카페 쓰어 다, 즉 연유 커피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인스턴트커피 중에서 저렴하고 맛도 좋은 커피 브랜드 G7도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베트남 커피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시나요?
진하게 내린 커피? 연유에 타 먹는 커피?



지금부터 저와 함께 베트남과
베트남 커피에 대해
알아볼까요!




백종원의 맛 기행, 베트남 연유 커피 ‘카페 쓰어다’

이 번 포스팅의 시작도 제가 좋아하는 다큐인 세계 견문록 아틀라스로 준비했어요. 지난 베트남 소스 편에서 보여드렸던 회차에 나오는 부분입니다. 베트남 문화와 커피에 대한 간단한 이해를 돕고자 준비했어요. 이 영상을 통해 베트남 커피는 어떤지 흥미가 생기셨나요?



그렇다면 저와 함께 베트남 커피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요!



그럼, 먼저 베트남이 어떻게 커피로 유명한 나라가 될 수 있었는지 

1. 역사 이야기부터 시작해볼게요.



커피가 처음 베트남에 전해진 것은 식민 시대였습니다. 서구 열강이 식민지를 늘려가며 통치하던 제국주의 시대에 베트남은 프랑스로부터 침략을 받았습니다. 인도차이나반도에 진출한 프랑스는 중국과 1885년 톈진조약의 체결로 대외적으로 중국이나 나른 나라의 도전 없이 베트남에서의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조약으로 인해 중부를 통치하던 응유옌 왕조가 이름만 남고 베트남 전체가 프랑스의 식민지가 되었습니다.

베트남에 커피나무가 처음 들어온 것은 1857년으로 추정됩니다. 1857년 프랑스 선교사에 의해서 주로 남부 지역의 가톨릭 교회를 중심으로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1911년까지는 상업적 이익을 위해 커피를 재배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프랑스 사람들에 의해 도입된 커피는,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식문화라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커피를 포함한 환금작물의 재배는 베트남 사람들에게도 문화 한 부분에 흔적을 남겼습니다. (환금작물이란 팔기 위해 재배한 작물을 의미합니다.)

그 예는 언어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은 커피를 카페(Ca Phe)라고 하는 데, 이는 프랑스어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또한 베트남 사람들은 카페 핀(Cafe Fin)이라고 불리는 커피를 내리는 도구를 이용하여 커피를 내리고 주로 연유를 섞어 즐겨마십니다. 이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밀크커피보다 조금 더 진하고 단맛이 나는 커피로, 이 연유를 넣은 커피는 프랑스인들의 카페오레에서 그 유래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베트남이 프랑스 식민지였던 시절, 베트남에 거주하고 있던 프랑스 민간인들과 병사들을 위해 우유와 생크림 대신 보관이 용이한 연유를 사용했고 이 것이 정착되어 지금의 베트남 커피 문화에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2. 베트남에서 커피 산업이 발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1857년 커피가 베트남에 도입된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베트남 커피산업이 주목을 끌만큼 성장한 시기는 최근이었습니다. 초기에는 눈에 띄는 커피 생산량을 보이지 못했으나 2000년에는 50만 헥타르에 이르는 지역에 커피가 재배되었으며 주 생산 종인 로부스타 커피의 생산량은 70만 톤을 넘어서게 되었습니다. 이는 재배 지역으로는 25배, 생산량으로는 100배, 생산성에서는 4배에 이르는 향상이었습니다.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베트남의 커피산업이 발달할 수 있는 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① 베트남의 자연환경
베트남의 커피 재배 지역은 커피 재배에 적합한 기후와 토양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커피는 주로 현무암질의 비옥하고 두터운 적토층이 함유된 토양에서 재배됩니다. 베트남이 커피 개발 프로그램을 도입한 서부 산지 지역이나 중앙 근해 지역은 그러한 토양이며 덥고 습한 기후인데 이것이 바로 로부스타 종의 재배에 유리한 점이었습니다. 또한 서부 산지 지역은 건기와 우기로 나뉘는데 이러한 특징도 로부스타 종의 재배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② 베트남 정부의 정책
베트남 정부는 생산과 무역의 발달을 촉진하기 위해 개발정책을 시행하였습니다. 1975년 통일 이후, 사회주의 경제의 한계를 인식한 베트남 정부는 1986년 경제개혁정책(도이모이 정책-국가의 규제 아래 시장 메커니즘을 따르는 개방경제정책)을 시행하면서 사유재산, 토지분배, 투자 같은 부분의 규제를 완하 하였고, 신경제구역과 같은 정책으로 개발 프로그램을 도입하였습니다. 이는 커피 산업 발달의 중요한 촉진제가 되었습니다.

③ 커피 시장에서의 가격 인상
브라질의 기후 문제는 1994년과 1997년에 커피 국제 가격 인상을 보였습니다. 이로 인해 세계 커피 가격은 상당히 높아졌고 커피 산업에 대한 투자의 확장을 일으키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시장의 높은 가격이 베트남의 커피 재배 농민들로 하여금 커피 재배를 확대하게 한 것입니다. 이런 외부적인 요인이 베트남 커피가 국제적으로 주목받게 한 계기 중 하나였습니다.

④ 로부스타 종에 대한 국제 시장의 수요 증가
커피 공급자들은 커피 가공 기술 개선을 통해 로부스타 종이 가진 강한 풍미를 부드러운 풍미로 개발하여 상품화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런 공급자들의 노력으로 개발된 로부스타 종은 대중적인 베트남 커피에 대한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로부스타 커피 시장에서의 베트남의 점유율이 높아지게 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렇게 베트남의 기후, 정책과 외부적인 요인이 만나 베트남의 커피 산업이 빠르게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3. 베트남 커피의 종류 / 맛은 어떨까요?

베트남 커피는 베트남에서 사용하는 커피 추출기 구인 phin cà phê(카페 핀)을 이용하여 에스프레소 샷과 비슷한 진한 커피 원액을 내립니다. 내린 그대로 진하게 마셔도 좋고 물과 희석해서 마시는 것이 기본적인 커피의 형태입니다.

베트남 커피는 먼저 뜨겁게 마시는지 혹은 차갑게 마시는지에 따라 부르는 이름이 다릅니다. 따뜻한 커피는 카페 (cà phê nóng), 차가운 커피는 카페 다(cà phê đá)라고 부르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마시는 커피로 바꿔보면, 카페 농은 따뜻한 아메리카노가 되는 거겠죠?



베트남 커피 중에서 가장 잘 알려진 커피의 종류는 무엇일까요?


바로 카페 쓰어 다(cà phê sữa đá)입니다.
2~3스푼의 연유를 카페 핀을 이용하여 내린 커피 원액과 섞어서 먹는 건데요, 카페 쓰어 다 역시 따뜻하게 먹는다면 다(đá) 대신 농(nóng)을 붙여 카페 쓰어 농이라고 부르면 됩니다. 아, 쓰어(sữa)는 연유라는 의미입니다!



베트남 커피의 맛의 특징은 미국식 커피,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커피의 맛과는 차이 있는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베트남에서 주로 재배되는 로부스타는 미국과 남미에서 재배되는 아라비카보다 쓴 맛이 강하고 카페인의 함량이 높다고 알려져 있으며 가격이 저렴한 편에 속합니다.
유럽의 에스프레소 커피의 맛과 방식과 어느 정도 비슷하지만 차이가 있는 것은 원두 외에도 식민지 시대 이후 베트남만의 고유한 커피가 정착되는 과정에서 생긴 차이도 있을 거라 생각해봅니다. (예를 들면 연유를 탄 커피!)



위에서 계속 카페 핀이라는 것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자세하게 소개해볼까 합니다.
4. 카페 핀(Cafe Fin) / 커피 핀

이 카페 핀은 제가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친구에게 선물 받은 것으로 이번 이야기를 쓰는데 영감을 준 커피 드리퍼입니다.




Long Cam이라는 회사에서 만든 제품입니다. 베트남에서도 국내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브랜드 같습니다.
카페 핀(커피 핀)은 총 3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분쇄된 원두를 담는 container, 그리고 커피를 눌러주는 손잡이가 달린 작은 판(템퍼), 뚜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container에는 고무 손잡이가 달려있어 뜨거워진 container를 쉽게 옮길 수 있습니다.



이 것은 포장재 옆면에 있는 설명입니다.
베트남어는 읽지 못해서 영어로 된 설명서를 읽어보면 커피 분쇄된 것을 container에 담고 분쇄된 커피를 눌러준 뒤, 따뜻한 물을 붓고 15초가 흐른 뒤 물을 부어주라고 되어 있습니다. 에스프레소를 내리는 방식과 비슷하게 템퍼 역할을 하는 것으로 눌러준 뒤 물을 넣어 커피 원액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카페 핀(커피 핀)으로 커피를 내려 먹어보았습니다.


Photo by HEEWOO / Photo by Blake Richard Verdoorn on Unsplash

왼쪽의 사진은 제가 카페 핀을 이용해 커피를 내려먹는 사진입니다. 원두는 핸드드립으로 내려먹는 분쇄도로 브라질 원두를 사용하여 내려먹었습니다. 연유가 있었으면 카페 쓰어 다를 해 먹고 싶었는데 처음 카페 핀을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카페 농, 카페 다로 먹어보았습니다.

진한 정도를 에스프레소와 비교해보면 다른 뉘앙스의 진한 정도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스프레소는 크레마가 기포 없이 예쁘게 추출된 커피에서 나오는 지방이 느껴지는 딥한 깊은 맛이라고 한다면, 카페 핀으로 추출한 커피 원액의 경우 물에 아주 진하게 커피를 내린 라이트한 깊은 맛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리퍼를 이용해 내린 드립 커피와 비교해보면 베트남 커피 드리퍼인 '카페 핀'으로 내린 커피가 조금 진한 풍미를 느낄 있었던 같습니다. 드립 커피의 경우 드리퍼에 종이 필터나 다양한 필터를 이용해 추출하기 때문에 조금 정제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지금까지, 베트남 커피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해보았습니다. 베트남에서 커피가 발전한 역사부터 그에 얽힌 이야기들, 베트남 커피 종류까지 새로운 이야기들을 많이 알 수 있었어요. 요즘에는 우리나라의 베트남 식당에서도 어렵지 않게 카페 쓰어 다를 만날 있으니 마셔보는 것을 추천해드려요! 진한 커피와 연유의 조화가 정말 좋답니다.




마지막으로 커피를 다시 공부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추출한 커피를 마셔보며 커피에 대한 제 생각도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커피의 맛과 향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개개인이 선호하는 맛과 향은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강배전으로 볶아 씁쓸한 맛, 또는 구수한 맛을 좋아하고, 다른 누군가는 신맛이 강한 커피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떤 커피가 좋냐 나쁘냐는 커피를 평가하는 객관적인 기준에서는 판단할 수 있지만, 나에게 잘 맞는 좋아하는 커피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커피에 대해 관심이 생기셨거나 어떤 커피가 더 맛있는지 궁금하시다면 다양한 종류의 원두로 다양한 방법으로 추출한 커피를 마셔보며, 내가 좋아하는 커피는 어떤 건지 알아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요?




오늘의 글이 즐거우셨길 바라며, 다음 주 금요일(12/21)에는 할랄 첫 번째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참고자료 :  베트남 커피산업의 발달 역사 _ 김다영(KOICA) / 커피 대국, 베트남을 아시나요? _ KDI / UNSPLASH * Headline Photo by Bino Le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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