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많은 직장인의 하소연
하루가 48시간이면 좋겠다..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은 나는 하루가 좀만 더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한다.
책도 읽어야 하고, 요가도 해야 하고, 수영도 하러 가야 하고, 브런치에 글도 써야 하고, 업무 관련 서적도 읽어야 하고, 무식하단 소리 안 들으려면 뉴스도 봐줘야 하고, 영어 팟캐스트도 들어야 하고, 스페인어도 더 잊어버리기 전에 다시 공부해야 하고, 아 요즘은 영상 편집도 좀 공부해보고 싶은데..
나의 평일 아침은 영어 라디오 방송과 함께 시작한다. 일어나서 출근하기 전까지 팟캐스트나 EBS 어학 방송을 듣고, 무거운 가방을 지고 집을 나선다. 가방은 내 욕심만큼이나 무겁다. 짬이 날 때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 이것저것 지고 다니기 때문이다. 요즘은 가방에 통근길에 읽을 책과 퇴근 후 수영장에 가기 위해 수영 도구들을 넣어 다닌다. 출근길에 책을 읽고, 운 좋게 업무가 일찍 끝나면 수영 연습을 하고 퇴근할 때 너무 피곤하지 않으면 다시 책을 읽으며 귀가한다. 이것도 모자라 요즘은 평일에 직장인들을 위한 독서 모임이나 업무 관련 모임을 갖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원래도 부지런하고 바쁘게 사는 성격이긴 했지만, 나의 이런 성향은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첫 번째로는 나에게 요구되는 역량의 범위가 매우 넓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메우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는 다양한 일을 하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을 더 많이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불안감 때문에 어떻게든 안전장치를 마련하고자 하는 심리적인 이유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운동은 전혀 별개의 이야기이지만.)
그냥 아무것도 안 하고 살고 싶다..
모든 일들은 좋아서 자발적으로 하는 것들이지만 어떤 일들은 하다 보면 은근히 심리적인 중압감이 될 때도 있다. 그럴 때면 나도 그냥 스스로를 괴롭게 하는 인간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이 든다. 아니 뭐 굳이 이렇게까지 살 일인가.
하지만 나는 가만히 있으면 좀이 쑤시고, 새로운 일을 계획하거나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면 설렘으로 심장이 두근두근 거린다. 그럴 때면 나는 들끓는 피 때문에, 그리고 욕심 때문에 이렇게 살아야 할 운명이구나 싶다.
오늘도 월요일이 오기 전에 주말에 세워둔 계획을 클리어하고 다시 또 더 재밌는 일을 내는 일주일을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