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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수 Dec 12. 2018

제주흑우 그림 전시회

- 우보천리 제주흑우 / 목탄화

‘일제에 수탈당한 흑우의 비극적이고 놀라운 진실’


제주도의 유명한 흑돼지와 제주마(馬)는 모두가 익히 알고 있는데 왜 유독 제주흑우(濟州黑牛)는 모르는가? 이 멋지고 잘생긴 흑우는 무슨 이유로 멸종의 위기에서 부활되고 있는가? 제주도에서 흑우(黑牛)의 매력에 흠뻑 빠진 나는 여러 문헌을 찾아보며 제주흑우에 담긴 놀라운 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흑우를 주제로 한 미학적 예술사진 작업이 한동안의 탐사보도적인 글쓰기로 나아가고, 이제 그림작업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록 개인의 작은 발걸음이지만 ‘우보천리(牛步千里), 우직한 소걸음으로 천 리를 간다는 마음가짐으로 한 걸음씩 내디디며 일제강점기 멸종의 위기를 겪고 부활하고 있는 우리 제주흑우를 찾아 문화 예술적 기행(紀行)을 하고 있다. 제주흑우의 내일을 만들어 가고 싶다.


제주흑우/목탄화/30호



‘작가노트’


프레임 안이 흑(黑)빛으로 가득 찬다. 짧지만 강하게 뻗은 뿔은 검은 털에 도도함을 더한다. 근육질 몸뚱어리를 떠받치고 있는 흑색 발굽은 우직함을, 잘생긴 턱의 듬성듬성 짧고 강한 흰 수염은 고집을 드러낸다. 


아! 그리고 내 눈과 마주한 그의 은빛 먹빛 커다란 눈망울은 순수함 속에 슬픔을 담고 있다. 흑우의 얼굴은 이상하게도 사람의 얼굴과 오버랩된다. 문득 나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제주흑우/목탄화/100호


작가로서 나는 당연히 그를 미학적으로 바라보고, 그만의 미를 찾아 화폭에 담아내야 한다. 프레임 안으로 가득 들어오는 흑색은 강렬하고 압도적이다. 뿔은 조형학적으로 소의 표정을 다양하게 만든다. 머리에 짧고 단단하게 솟아오른 한 쌍의 뿔은 도도함과 우직함, 강인함을 드러낸다. 짧아서 우아하지는 않지만 질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아, 그리고 소의 눈망울은 많은 감정을 드러낸다. 시인 김기택은 “소의 커다란 눈은 무언가 말하고 있는 듯한데 / 나에겐 알아들을 수 있는 귀가 없다 / 소가 가진 말은 눈에 들어 있는 것 같다”라고 노래했다. 그 커다란 은빛, 먹빛 눈망울이 내게 말을 한다.


제주흑우/목탄화/100호


나는 그 앞에 서 있다. 그를 바라본다. 역시 자태보다는 눈빛이다. 모든 것을 아낌없이 내주고 가는 그의 얼굴을 남겨 주고 싶다. 먹빛 가득한 흑색을 가득 차게 그리고 싶다. 그의 얼굴을 담아내기로 한다. 우직함을, 도도함을, 고집과 슬픔을 표현하고 싶다.


전시: 우보천리 제주흑우 목탄화

전시일정: 2018년 12월 15일~20일

장소: 서귀포 이중섭창작스튜디오 1F

관람시간 : 오전 10시~ 오후 6시



제주 감귤창고를 업사이클링 한 '문화예술창고 몬딱 - 잇다.나누다. 즐기다' - 작가 작업실/갤러리/문화예술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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