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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히 Apr 04. 2024

감동이 치유가 되는 그곳

청암산을 아시나요

항구도시 군산에 3대 보물로 불리는 명소들이 있다. '월명공원''은파 호수공원' 그리고 '청암산'이다.

월명공원과 은파호수가 주택들이 많은 곳에 위치한 반면 청암산은 시 외각지역인 옥산에 있는 산이다.

세 곳 모두 산과 호수를 끼고 있는 명소이니 보물 같은 곳이라는 시민들의 자랑이 이해가 되었다.


4월이 시작되는 봄날 문우들과 함께 청암산으로 봄나들이를 나갔다. 평일 아침임에도 주차장엔 산을 찾은 사람들의 차들로 가득했다. 시니어 클럽봉사를 하고 있는 문우 중 한 분의 안내로 우리는 산길을 따라 암산 둘레길 따라 걷기 시작했다.


일제강점기 때 이름인 '취암산'에서 청암산이란 이름으로 바뀐 이곳은 45년 동안 상수도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다. 이런 이유로 청암산의 생태계 보전이 그대로 이어져왔다설명이었다.


입구부터 보이는 저수지가 청암산의 굽이도는 산 한가운데 위치해 있다. 이제는 '군산호수'라는 이름으로 굽이도는 산과 함께 아름다움을 더해주었다. 해가 비치는 시간에 따라 호수에 비치는 풍경이 일품인 곳으로도 유명하다. 마침 호수 위 한 마리 백조가 자태를 뽐내는 우아한 모습으로 우리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사진 속 주인공이 되었다.



청암산 둘레길은 여러 방향으로 이어져 어떤 방향으로 걸어도 자연의 아름다움은 변함없다. 산과 호수가 주는 각양각색의 자연이 어우러지며 봄 날씨와 딱 어울리는 날을 만들었다.

우리 일행은 왕버들 나무 군락지가 있는 곳까지 걷기로 하고 산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겼다. 걷는 곳마다 생태계 보존지역임을 확인하듯 오래된 다양한 나무들이 우리들의 눈길을 잡아세웠다. 


불로장생을 의미하는 해송과 짙푸른 이끼를 잔뜩 안은채 오랜 세월 견딘 모습의 느릅나무가 우리를 반겼다. 오래된 나무의 두꺼운 줄기 중간중간에 싹이 나듯 새 잎들이 자라나는 모습의 리기다소나무. 신기한 모습의 생태로 우리들의 걸음을 멈추게 했다. 중간에 만난 대나무 숲은 길게 뻗은 선의 나무들이 부드러운 포토 존을 만들며 4월의 연둣빛을 자랑하고 있었다.


청암산 시니어 봉사 팀장님의 구수한 설명으로 왕버들 나무와 능수버드나무의 차이도 알게 되었다. 그 신기한 자연의 모습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우리가 알고 있는 늘어지는 잎의 버드나무가 바로 수양버들 (또는 능수버들)이다. 곧게 뻗은 나무의 줄기 바로 능수버들의 특징이란다.

왕버들나무는 보통의 나뭇잎처럼 무성한 잎을 가진 나무지만 수양버드나무와는 달리 가지가 크게 벌어진다. 줄기는 비스듬히 자라는 경우가 . 고목이 된 왕버들 줄기가 멋스럽게 휘어져  호수 주변에 군락을 이룬 모습이 마치 예술작품처럼 장관이었다. 물이 많은 호수 주변에서 자라는 왕버드나무 고목엔 생긴 커다란 구멍은 바로 세월의 흔적이었다.

아름다운 호수에 얽힌 가슴 아픈 두 남녀의 상열지사도 들으며 청암산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넘어 전설처럼 다가왔다.


청암산이 내뿜는 정기는 치유에도 효력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팀장님이 귀띔했다. 산 전체를 이루는 황토성분의 흙이 이유일 수 있다는 설명을 듣고 니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놀랄만한 자연의 모습이 우리를 기다릴 거라는 기대에 2시간을 훌쩍 넘는 자연 속 걷기 삼매경에 빠졌다.

왕버드나무 군락지를 확인한 후 우리는 다음 기회를 약속하며 아쉬운 마음으로 산 길을 내려왔다.


봄기운이 만연했던 봄날 산과 호수, 그 안의 나무와 새들 그리고 꽃들이 주는 치유 같았던 하루가 내겐 감동이었다.


봄비 내리는 오늘 청암산은 어떤 모습으로 자연의 속살을 모두에게 보여줄지 궁금해진다.

자연이 주는 태고의 생명력과 봄기운이 가득했던 청암산의 사월을 보내며 또 다른 계절을 기대해 본다.


왕버드나무 군락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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