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가히 Apr 21. 2024

4월이 부르는 청춘의 노래

 4월은 잔인한 달이다.


대한민국의 70년대를 젊은 피로 관통했던   4월은 혁명의 달이었다. 독재에 맞선 역사 속 정의 배웠던 그때 나는 청춘이었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시작을 T.S Elliot은 '잔인한 달'이라는 역설적 표현으로 비유했다. 당시 현대인들의 삶을 정신적 황폐로 설명한 넋두리 같은 시어가 4월 상징이 되었.


2024년 대한민국의 4월은 혁명 같은 반전과 잔인함을 닮은 세상으로 모두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봄은 어김없이 온 세상을 연두로 물들였지만 삶이 주는 불안은 무소불위의 힘이 뱉은 상처에 맞서며 뒤돌아서는  다른 '잔인한 달'이 되고 있다.


권리보다 의무가 우선이라 믿으며 평범한 삶을 살아왔던 나는 보통의 국민이었다.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는 삶이 모두가 함께 해야 할 책임이라 믿었다. 이념이 요동치는 세월에도 정의라 믿는 미래의 그날을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어느 날 4월은 영문도 모른 채 아까운 삶을 바다에 묻은 꽃다운 청춘들의 계절이 되어버렸다.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바다가 삼킨 그 자리에 무엇이 답이 될 수 있을까.

10년을 지옥으로 숨만 쉬며 버텨내는 그들의 뿌리에겐 벗어날 수 없는 '잔인한 달'되어가고 있다. 


때론 기대로, 때론 분노와 슬픔으로 견뎌낸 우리가 맞는 오늘 무심한 4월이다.

언제쯤  찬란한 5월을 기다리는 모두에게 생명의 계절 4월이  수 있을까.


다시 찾은 봄

나의 사진 앞에 서있는 그대

눈물을 멈추세요


백개의 구름과

천 개의 바람과

만개의 그리움 되어

다시 그대 곁에 오는 날


4월의 햇빛 되어

세월의 못다 핀 노란 꽃을

하늘 가득 가슴의 노래로 흩날릴게요

매거진의 이전글 니체가 내게 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