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가진 엄마들 목소리가 유난한 시대라고들 한다. 딸이었고 엄마지만 두 아들만 키운 내게 딸 가진 엄마는 경험 못한 딴 세상이다.
"언니네 두 아들은 딸보다 더 다정한 자식이니 남의 딸 부러울 거 뭐 있어!"
칭찬 반, 부러움 반의 여동생 말처럼 다른 집 딸들 못지않게 엄마와 공감하며 함께 하는 진심의 두 아들이 기쁨이고 행복이었다. 내 삶을 환히 밝히는 이유이자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라 믿었기에.
그런데 아니었나 보다.
'그래, 품 안에 자식이라 했다잖아. 아니, 그래도 그렇지! 10달을 견뎌 어렵게 낳았는데.'
35년 키운 어미보다 몇 년 만난 어느 집 딸의 세상에서 놀랍게 달라지는 아들이 서운하고 속상하다. 불쑥 올라오는 화가 가슴속을 들락대다 심장까지 두근댄다.
놓지 못한 어설픈 미련을 내려놓자 마음먹으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내가 참 어설픈 엄마가 된다.
이래서 딸이 있어야 한다고 했나!
하긴 딸만 다섯 가진 우리 엄마는 평생 아들 타령만 하셨으니 남의 떡이 부러운 게 사람 마음 인지도..
40여 년간 늘 남의 편이었던 남편처럼 아들도 역시 내 편이 아니었다. 마음의 화살이 엉뚱한 내 옆의 남자에게 날아간다.
온 나라를 들었다 놓던 장마 뒤 불볕의 7월 더위가 더 거침없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이 땡기는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