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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히 Jan 17. 2024

가방을 주제로 한 여성의 심리적 고찰

최저기온 -5도 최고기온 7도, 대체로 맑은 겨울날씨다.


얼굴화장과 머리손질이 나면 오늘의 의상을 결정한다. 날씨는 중요한 변수다.


겨울답지 않은 기온이지만 따뜻한 차림이 겨울패션의 기본이니 두툼한 트위드 재킷에 크림색 바지를 매치한다. 마지막 완성인 가방 선택으로 나의 외출 준비가 마무리된다.


내게 가방은 패션을 결정하는 센트다.

옷차림에 따라 톤앤톤 또는 전혀 다른 보색대비의 색상으로 연출다.


 여자들의 가방부심은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성향에 따라 색감보다 브랜드 즉 명품인가 아닌가에 방점을 찍는 여성들 또한 가방이 자신들의 차림에 포인트가 되기 때문이다.


큼지막한 브랜드로고가 찍혀있는 가방이 스스로의 수준을 결정하는 확인증이라 여기 세상을 적당히 즐기며 살아간다.

나 또한 그들 중 한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젠 그 자격증 같은 물건이 버거워졌다.

가죽의 무게로 빠질듯한 어깨와 가방에 집중되는 시선이 어느 날부터 불편지며 견딜 수 없어진 것이다.

무거움을 견디는 수고로움이 패션의 완성이고 그 노력이 멋의 기준이라도 이젠 편안함을 따르고 싶어 진다.


60세 생일선물로 받은 고가의 가방이

"무겁기만 한 짐가방 같다"는 엄마에게

 "멋을 포기하면 늙은 거야"라며 한 소리하던 나였. 그런 내가 엄마의 모습이 되어감을 숨길 수 없다.

가볍고 무난한 에코백패션의 완성이 되어 내 손 안의 품으로 자리 잡으니 말이다. 


나와는 다른 세대들이 갖는 가방의 다른 부심이 내게 도전으로 다가오며 이해를 강요한다.


MZ세대 여성들은 명품백을 통해 자신의 스타일을 강조하며 성공과 자아 표현의 수단으로 여긴다. 브랜드는 물론이고 디자인과 퀄리티에도 높은 기준을 두기도 한다, 소유한 명품백을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유하고 패션 커뮤니티에서 인정받는 것이 중요한 일상이기도 하다. 개성이 존중받는 시대이니 그들의 사고를 이해하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개성과 자아표현이기도 한 로망의 그 가방을 데이트하는 남친의 어깨 위에 양보하 젊은 그녀들이 이해 안 되는 이유는 까.

 어떤 세대보다 당당하게 스스로를 표현하는 젊은 여성들의  태도가 문화인지 유행인지는 알 수 없다.


자신을 위해 어렵게 선택한 패션의 완성을 포기한 채 아까운 남의 집 아들 어깨에  멋진 가방을 들이미는 기묘한 상황을 연출하니 알다가도 모를 세태의 대한민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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